국세청이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사 크래프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게임회사들이 연달아 세무조사를 받는 상황이라 세무 업계에서는 블록체인이나 코인 관련 사업 등을 국세청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상장 이후 첫 세무조사를 받는 터라 대주주들이 상장 차액에 대한 증여세 납부 등을 적법하게 했는지 점검하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9일 크래프톤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크래프톤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인력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세무조사는 크래프톤이 2021년 8월 20일 상장한 이후 받는 첫 세무조사다. 세무업계에 따르면 기업 상장 직후 세무조사에서 국세청은 임원 및 대주주 등이 갖고 있던 비상장주식의 상장 차액에 대한 증여세 납부 여부 등을 따져보는 경우가 많다.
크래프톤은 현재 게임회사 중 시가총액 1위인 ‘대장주’다. 상장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이 일어 공모가를 한 차례 낮추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업공개 당시 크래프톤은 1주당 희망 공모가 상단을 49만8000원, 시가총액을 24조3500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2021년 11월 56만70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주가는 많이 내린 상태다. 현재 주가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20만7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58.4%가량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9조7500억원으로 공모 당시와 비교해 13조원, 2021년 11월 최고가 대비 16조원 이상 줄었다.
아울러 국세청은 크래프톤이 해외 자회사에 지원하는 운영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해외 게임 개발사인 SDS에 2750억원을 지원하고 언노운월즈 인수에 8447억원을 지출하는 등 조(兆) 단위 운영자금을 자회사 관련된 일에 썼다.
크래프톤의 1분기 매출은 5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직전 분기 대비 13.7% 증가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조사를 받는 중이다 보니 상세한 확인은 어렵다”면서도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달 ‘리니지’로 유명한 국내 대표 게임 기업 엔씨소프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연이어 게임사를 조준하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는 일명 ‘돈 버는 게임’인 P2E(Play to Earn, 암호화폐를 접목한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김남국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김 의원이 투자한 가상자산 중 P2E에 투자한 게임 회사들이 도마에 오른 셈이다. 크래프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발(發) 김남국 코인 논란 이후 국세청이 블록체인이나 코인 관련 사업을 하는 게임 회사들을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