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학생들의 식비 부담이 커지자 ‘천원의 아침밥’ 사업 인기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두 배로 늘리기로 하면서 천원의 아침밥 지원 인원도 69만명에서 150만명으로 확대된다. 전국 대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이 확장되면서 밥보다 빵을 찾는 식습관 확산으로 부진해진 쌀 소비를 늘리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진행 중인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통한 쌀 소비량 누계 추정치는 약 324톤(t)으로 집계됐다. 1인당 쌀 100g을 섭취한다고 가정할 경우 추산한 양인만큼 실제 쌀 소비량은 더 많을 수 있다.
올해 천원의 아침밥 지원 사업 예산은 7억7800만원에서 15억8800만원으로 확대 편성됐다. 이에 따라 올해 지원 인원도 69만명에서 150만명으로 확대했다. 150만명이 1인당 쌀 100g을 섭취할 경우 쌀 150톤을 소비하는 효과가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년 20만톤 안팎의 쌀이 소비량보다 초과 생산돼 남아돈다. 한 해 동안 아침밥 지원 사업으로 쓰는 쌀의 양은 초과 생산되는 쌀의 약 0.07% 수준에 그치지만, 밥 대신 빵을 찾는 서구화된 식습관에 변화를 줄 수 있어 쌀 소비가 확대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부가 쌀 소비에 힘을 쏟는 이유는 매년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 100㎏ 안팎에 달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식습관 변화로 인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54.4㎏였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30년 47.1㎏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농식품부가 1000원을 부담하고, 대학교들이 나머지 금액을 보조하면서 학생들은 구내식당에서 1000원만 내고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쌀 소비도 늘리고 청년층의 아침 식사 결식도 막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물가에 경제적 부담이 커진 학생들이 단돈 1000원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게 되자 호응도 상당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한 28개교 54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98.7%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아침밥의 중요성을 느꼈다’는 의견도 91.8%에 달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신규 지원 대학을 선정하기 위한 추가 공모를 했다. 올해 사업 참여대학은 서울·경기·인천 11개교, 강원 4개교, 대전·충청 6개교, 대구·부산·울산·경상 12개교, 광주·전라 8개교 등 총 41곳이다. 현재 선정된 41개 대학에서 학교가 희망할 경우 지원 학생 수를 확대한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진행하는 각 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식단표를 제공한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이번 사업 확대는 최근 고물가 등 영향으로 인한 대학생의 식비 부담을 낮춰 청년 세대의 고충을 보듬고, 사회진출을 지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정부 노력의 일환”이라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확대되면 미래 세대의 쌀 소비를 늘려 쌀 수급 균형 유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는 체험교육, 대학생은 아침밥을 중심으로 쌀 소비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농식품부는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쌀·밀·콩 교재를 개발하고, 화분 재배 등의 곡물 콘텐츠 위주로 체험을 활용한 식습관 교육을 진행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잠실 롯데월드 ‘키자니아’의 전시장과 체험장으로 구성된 쌀 체험·홍보관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