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마지막 수업ㅣ김지수 지음ㅣ열림원ㅣ320쪽ㅣ1만6500원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누구나 막연하고도 구체적인 이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진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답이 없는 질문에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을 옆에 둔 시대의 스승인 이어령이 답한다. 그가 들려주는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남길까.
죽음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시대의 지성이자 스승인 이어령의 마지막 이야기가 남은 세대의 최고의 인터뷰어 김지수의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인생 스승으로서 세상에 남을 제자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낸 이어령의 이야기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에게 가장 지혜로운 답이 될 것이다.
지난 2019년 가을, “이번이 내 마지막 인터뷰가 될 거예요”라는 말이 담긴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이어령 선생님의 메시지에 반응했다.
“마이 라이프는 기프트였다”라고 밝히며 탄생의 신비로부터 죽음을 돌아보던 스승의 메시지는 7천여 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김지수 기자는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더 깊은 라스트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렇게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 탄생했다.
삶과 죽음 속 사랑, 용서, 종교, 과학, 꿈, 돈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어령과 김지수의 대화는 오랜 시간 죽음을 마주한 채 살아온 스승이기에 전할 수 있는 지혜들로 가득하다.
그는 재앙이 아닌 삶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에 대해 배우고 싶어하는 제자의 물음에 은유와 비유로 가득한 답을 내놓으며,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스승 이어령은 우리에게 자신의 죽음이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가 남긴 “내 육체가 사라져도 내 말과 생각이 남아있으니 그만큼 더 오래 사는 셈”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글을 쓰고 말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그는 “보통 사람은 죽음이 끝이지만 작가에게는 죽음에 대해 쓰는 다음이 있다”며, 현재 자신에게 벌어진 모든 일을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털어놓는다.
스승은 죽음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생사를 건네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교수’가 그랬듯, 스승 이어령은 ‘자기만의 무늬’를 찾아 헤매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마지막 지혜 부스러기’까지 이 책에 담는다. 제자들이 길을 헤맬지라도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하길 바라는 이런 스승과 함께라면 어쩌면 우리는 이 불가해한 생을 좀 덜 외롭게 건널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