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스페이스X가 20억달러(2조8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스페이스X 역시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에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xAI 지분투자유치의 일환이며, 액수로는 50억달러(6조9000억원) 중 40%를 차지한다. 스페이스X가 xAI에 투자키로 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는 xAI를 키우기 위해 그가 가진 다른 계열사들의 자원을 이용해 왔다. 그는 올해 3월 xAI가 소셜미디어 X를 인수했다고 발표하면서 X의 가치를 330억달러(45조원)로, xAI의 가치를 800억달러(110조원)로 각각 평가했다.
머스크는 또 스페이스X를 그가 운영하는 다른 사업체들을 지원하는 데 자주 동원해 왔다. 그는 테슬라 창립 초기에 자금을 대기 위해 스페이스X로부터 개인 자격으로 2000만달러(280억원)를 빌렸으며, 터널 굴착 회사 ‘더 보링 컴퍼니’를 창립할 때는 스페이스X의 장비를 이용했다.
2022년 10월 X의 전신인 트위터를 인수하기 직전에 머스크는 스페이스X로부터 10억달러(1조4000억원)를 개인적으로 빌렸다가 인수가 마무리된 후인 그 다음 달에 갚았다.
다만 WSJ는 스페이스X가 xAI에 투자한 것은 스페이스X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의 매출은 최근 수년간 급증했으나, 개발 중인 ‘스타십’ 로켓이 시험비행에 잇따라 실패하고 지난달에는 엔진 테스트 중 큰 폭발이 일어나는 등 개발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WSJ는 높은 회사 가치를 인정받은 xAI가 매년 수십억 달러를 AI 모델 훈련에 지출하고 있다며, 이런 현금 압박은 경쟁 AI 업체들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WSJ은 한 투자자의 말을 빌려 xAI가 지분투자유치와 함께 50억 달러(6조9000억원)의 부채도 조달했으며 올해 안으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