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6세대(6G) 이동통신에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의미 전달 통신(Semantic Communication)’ 연구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시맨틱 통신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데이터가 가진 ‘의미(Semantic)’나 ‘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핵심 정보만을 추출해 전달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을 말한다.
시맨틱 통신은 사람이 서로 대화할 때 모든 음성 신호를 물리적으로 분석하지 않고도 핵심 의미를 파악해 소통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AI가 통신 과정에서 주고받는 데이터의 의미를 이해해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기존 통신이 데이터의 모든 요소를 전달하는 방식과 대조된다.
6G 구현에는 ‘AI 네이티브 네트워크’가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네트워크 구조에 AI를 본질적으로 통합한 차세대 통신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시맨틱 통신과 같은 기술이 먼저 적용돼야 한다.
KT 측은 “완전 자율주행·로봇 원격 제어·실감형 홀로그램 통신 등 미래 서비스를 가능케 할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라며 “미래 통신 환경의 핵심이 될 시맨틱 통신의 기술적 중요성에 주목해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전했다.
KT는 고객이 체감하기 가장 쉬운 영역인 영상·음성 통신 분야에 시맨틱 기술 내부 실증을 작년 10월부터 진행 중이다. 실증 결과, 기존 대비 현저히 낮은 데이터 전송량으로도 사용자의 체감 품질 저하 없이 원본의 의미를 전달하는 통신 서비스가 가능한 점을 확인했다.
시맨틱 통신이 상용화 되면 네트워크 혼잡 구간이나 대역이 제한된 위성 통신에서도 고품질 미디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하는 등 보다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자체 연구뿐 아니라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하기 위해 세계적인 통신 기술 연구 기관인 노키아 벨 연구소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올해 초 6G 시맨틱 통신 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벨 연구소 본사에서 ‘6G & 시맨틱 통신 기술 워크샵’을 개최했다. 워크숍에서 양사는 기술 비전과 로드맵을 공유하고 중장기 공동 연구 방향을 구체화했다.
KT와 노키아 벨 연구소는 이번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시맨틱 전송 알고리즘 개발 ▲무선 구간을 포함하여 실제 단말간 통신 시험(End-to-End) 성능 검증 및 실증 등을 수행하고 공동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6G 국제 표준화 기여와 글로벌 기술 생태계 주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피터 베터 노키아 벨랩 코어 리서치 총괄은 “노키아 벨랩은 시맨틱 통신 연구의 최전선에 있으며, KT와 협력을 통해 활용 사례를 검증하고 기술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식 KT 미래네트워크연구소장(전무)은 “통신 기술의 미래는 AI와의 융합에 있으며, 시맨틱 통신은 AI가 통신 기술과 결합해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역할을 재정의할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