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범용인공지능(AGI)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MS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자로, 2019년 이후 130억달러(약 18조원) 이상을 투자해 회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19년 맺은 파트너십 계약 조건을 재조정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는 중인데, 기존 계약서에는 오픈AI가 AGI에 도달할 경우 관련 기술에 대한 MS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MS는 해당 조항을 삭제해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AGI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AI를 의미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수년 내 AGI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반면,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에 회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나델라 CEO는 한 팻캐스트에서 “AGI라는 자의적 기준은 실체가 없다”면서 AGI가 실현됐다고 주장하려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연 10%는 올라야 한다는 실질적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MS 입장에서는 현행 계약대로라면 오픈AI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오픈AI 기술을 자사 제품에 광범위하게 통합했음에도 정작 가장 중요한 기술인 AGI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오픈AI는 일부 AI 기술에서 경쟁 관계인 MS가 자사 AI 제품과 컴퓨팅 자원, 지적재산권(IP)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해왔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가 자사 AI 제품을 애저(Azure) 플랫폼을 통해서만 판매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현재 오픈AI는 영리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MS의 승인을 받길 원하고 있다.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면 오픈AI는 MS의 간섭을 받지 않고도 수백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된다.
테크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MS와의 수익 공유율을 낮추고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독립적 영업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계약 조항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MS는 기술 독점 사용권을 2030년 이후로 연장하고, AGI 조항을 완전히 삭제하길 바라고 있다. 또 최근 협상에서 MS는 오픈AI가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승인하는 대신 신규 영리 기업 지분 약 35%을 확보하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WSJ는 전했다.
오픈AI는 인간 개발자의 실력을 능가하는 ‘AI 코딩 에이전트’를 출시하면서 AGI를 선언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렇게 할 경우 MS가 AGI의 기준이 모호하다면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양사의 갈등은 장기 법적 분쟁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