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AI(인공지능) 칩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업황 풍향계’ 역할을 한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돈 가운데, 투자자들이 주목하던 다음 분기 전망과 관련해서도 마이크론은 증권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을 예고했다.
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각)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93억달러(약 12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5% 급증한 24억9000만달러(약 3조3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88억5000만달러·영업이익 21억3000만달러)를 웃도는 성적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어난 1.91달러로, 이 역시 컨센서스 1.60달러를 넘어섰다. HBM을 필두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늘면서 3분기 총 마진은 39%로 전년 대비 약 11%포인트(P) 개선됐다.
마이크론의 실적을 견인한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0%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따라 D램 매출 역시 70억7000만달러(약 9조62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마이크론은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큰 손’ 엔비디아와 후발주자 AMD에 모두 HBM3E(5세대 HBM)를 공급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D램 및 HBM 고성장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부문 실적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5 회계연도 전체적으로 사상 최대 매출과 강력한 잉여현금흐름을 기대하고 있다”며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며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도 시장의 예상을 넘어섰다. 이날 마이크론은 오는 4분기 매출 107억달러(약 14조5600억억원), 주당순이익 2.5달러, 총 마진 4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는 앞서 마이크론의 4분기 실적으로 매출 98억9000만달러(약 13조4600억원)와 주당순이익 2.27달러를 예상했다.
시장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며 마이크론의 장밋빛 전망을 뒷받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올해 2650억달러(약 360조원) 규모에서 2030년 8230억달러(약 112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모든 국가가 AI에 집중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루프캐피털 역시 AI 칩 시장이 2028년 2조달러(약 272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