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집무실에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1호 공약인 ‘인공지능(AI) 세계 3대 강국’ 실현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과학·기술 기반의 진짜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폭넓게 협력하고 현장과 부단히 소통하며 발로 뛰는 장관이 되겠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24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집무실에 첫 출근하며 이같이 말했다.

‘AI 전문가’로 불리는 배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신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세계적으로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새 정부의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현장에서 AI 연구와 개발에 몸담아 온 사람으로서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쓸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집무실에 첫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정두용 기자

배 후보자는 앞서 지난 2월 과기정통부가 ‘중국 딥시크 개발 충격’에 맞춰 마련한 긴급 간담회에서 국내 AI 기술이 저평가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서도 “한국의 AI는 분명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 등이 보완된다면 우리도 세계적인 수준의 AI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한국 모델이 주목할 만한 글로벌 AI로 등재됐고, 올해 더 많은 AI 모델이 세계적 수준의 모델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후보자가 개발을 주도한 LG AI연구원의 엑사원 3.5는 스탠퍼드대 연구소가 올해 낸 보고서에 한국 AI 모델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배 후보자는 주로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방송·과학·연구개발(R&D) 등 과기정통부가 담당하는 분야를 모두 잘 아우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배 후보자는 “AI 전문가이기 전에 저 역시 과학기술인”이라며 “AI를 활용해 과학 분야 등에서 성과를 냈다. 통신사 경험도 있기 때문에 ICT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바이오·제조 분야에서 성과를 이루기 위해 기초과학과 AI 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집무실에 첫 출근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배 후보자는 2006년 삼성전자와 프랑스 탈레스그룹의 합작사인 삼성탈레스에서 AI 기반 무인 자율 로봇을 연구했다. 2007년 31세의 나이로 ‘세계 3대 인명사전’으로 불리는 국제인명센터(IBC)에 등재돼 올해의 국제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에서 AI 전문가로 활동했다. LG그룹에는 2016년 합류해 LG경제연구원 AI자문 연구위원, LG전자 AI추진단장 등을 거쳐 AI 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활약했다.

배 후보자는 가장 중점을 두는 AI 정책을 묻는 말에 “이제 어떤 분야를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산업 분야, 모든 기술 분야와 AI가 결합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하고자 하는 일은 전 분야에 AI를 적용하고 모든 국민이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AI 투자 규모에 대해선 “한국에서만 쓸 수 있는 AI를 만들 것인가, 글로벌 수준의 AI에 도전할 것인가 거기에 답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이 세계 3대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1976년생인 배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역대 과기정통부 장관 중 최연소다.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출신인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1977년생)과 함께 40대 기술 리더가 이재명 정부의 ‘AI 강화’ 정책 전반을 이끌게 되면서 민간 중심 진흥 기조가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