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저우 폭스콘 아이폰 조립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아이폰 제조사로 알려진 대만 폭스콘이 인공지능(AI) 서버와 로봇, 전기차 제조를 넘어 공장 설계부터 자동화 솔루션까지 AI 시대에 최적화된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이 되겠다고 밝힌 가운데, 4년간 5000억달러(약 682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픈AI와 미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AI 서버 대량 수주를 계기로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폭스콘은 23일(현지시각)부터 진행되고 있는 비공개 협력사 회의에서 “수천억달러 규모의 해외 대형 AI 프로젝트에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며 “AI와 관련해 수주량이 많기 때문에 생산력이 문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경제일보는 “폭스콘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AI 서버 제조에 대한 독점 계약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 칩에 최적화된 AI 서버를 제작해 납품하고 있다. 폭스콘의 AI 서버 시장 점유율은 40%를 웃돈다. 엔비디아 칩을 대만 TSMC가 생산하면 이를 탑재하는 서버는 폭스콘이 생산한다. 지난해 폭스콘의 매출액은 6조8600억대만달러(약 316조7948억원)다.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25’에서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전기차와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공학 등 3대 산업과 AI와 반도체, 차세대 통신 기술 등 3대 핵심 기술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AI 시장에 최적화된 제조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폭스콘은 단순 제조기업에서 AI 시장을 겨냥한 로봇 등 첨단 제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스타게이트와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에도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미국에 5000억달러를 투자해 AI 기업 ‘스타게이트’를 설립, AI 데이터센터 등 AI 기술을 뒷받침할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오라클 등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폭스콘은 손 마사요시(손정의) 회장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1조달러(약 1471조원)를 들여 미국 전역에 AI 산업 단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검토 중인 것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손 회장이 “AI를 탑재한 로봇이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공장들로 이뤄질 무인 산업단지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 회장은 산업 단지에 투입되는 로봇 생산 등을 폭스콘에 맡기는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