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의 바로미터인 유럽 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세계 OLED TV용 패널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생산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OLED 신기술 개발을 위한 설비 등에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공장 가동률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TV용 OLED 패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TV 고객사들의 물량 요청이 늘면서 가동률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올해 OLED TV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유럽 OLED TV 매출은 약 10억6333만달러(약 1조4672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가전 시장이 특수를 누렸던 2022년 1분기(약 10억1964만달러) 매출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3% 성장했다. 같은 기간 LCD(액정표시장치) TV 매출이 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른 시장조사업체들도 OLED TV 성장세가 올해를 기점으로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2028년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이 1000만대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중국 TV 제조사들의 미니(Mini)-LED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OLED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 1위 달성’이라는 목표를 선언한 이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채택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구매하는 TV용 OLED 패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화이트(W)-OLED 패널 구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OLED TV 라인업을 기존 4개 사이즈에서 42형부터 83형까지 6개 사이즈(42·48·55·65·77·83인치)로 확대했다. 55·65·77인치의 경우 지난해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하는 퀀텀닷(QD)-OLED와 LG디스플레이의 W-OLED을 병행해 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적자의 늪에서 완전히 탈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2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5606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LCD와 OLED 패널의 생산 비용 격차도 점점 줄고 있다. 업계에선 통상 55인치 UHD(초고화질) 기준 OLED 패널 제조 비용을 LCD 패널 대비 2.5배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중국 광저우, 경기 파주 공장의 감가상각이 일부 종료돼 OLED TV 패널 제조 비용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제조 장비가 완전히 감가상각되면 두 패널의 제조 비용 차이는 1.6배로 좁혀진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LG디스플레이의 흑자전환이 이르면 올 2분기에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은 679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일부 증권사들은 7000억원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OLED 기술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의 4세대 OLED 패널은 RGB(적·녹·청) 소자를 독립적으로 쌓아 빛을 내는 독자 기술인 ‘프라이머리 RGB 탠덤’ 구조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휘도(화면 밝기) 4000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를 달성했다. 소자 구조 및 전력 공급 체계를 개선해 에너지 효율을 기존 대비 약 20%(65인치 기준) 개선하며 AI(인공지능) TV에 최적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