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이미지./넷마블 제공

국내 게임사들이 인기 일본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개발에 나서고 있다. 캐릭터, 세계관 등을 바탕으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유저층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6일과 7일 각각 글로벌 게임쇼 ‘서머 게임 페스트’와 ‘퓨처 게임쇼’에서 오픈월드 신작 역할수행게임(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의 신규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는 주인공 트리스탄을 비롯해 멜리오다스, 반, 킹, 멀린 등 주요 캐릭터가 구현됐다. 또 마신·골렘과의 전투 장면, 광활한 오픈월드 환경 등이 담겼다. 세계관, 캐릭터를 강조하면서 전투, 탐험 중심 플레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게임은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지난 4일 사전등록을 시작했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전 세계 누적 판매 5500만부 이상을 기록한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IP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다. 이 게임은 원작 주인공 ‘멜리오다스’와 ‘엘리자베스’의 아들 ‘트리스탄’을 내세워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멀티버스 오리지널 스토리로 제작 중이다. 특히 이 게임은 넷마블이 이례적으로 콘솔·PC·모바일 플랫폼에 동시 출시한다.

앞서 넷마블은 2019~2020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한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30여개 국가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누적 다운로드 7000만회를 돌파했다. 넷마블의 대표 게임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의 경우 국내 웹툰을 게임화한 것으로, 이 게임은 현재까지 6000만명 이상의 유저를 모았다. 넷마블은 올 하반기 PC·콘솔 버전 출시를 통해 글로벌 유저층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NHN은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IP를 기반으로 퍼즐 게임을 개발 중이다. ‘최애의 아이’는 최고의 걸그룹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멤버들의 모습과 살해범을 찾는 추리극이 가미된 복합 장르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애의 아이’ IP가 활용된 첫 게임인데, NHN은 게임 개발과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퍼블리싱(유통)을 한다. 지난 3월 공식 티저 사이트를 오픈하고 게임의 주요 이미지 등을 공개했으며 상세 정보 역시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최애의 아이' 이미지./NHN 제공

컴투스도 일본 애니메이션 ‘도원암귀’ IP를 기반으로 역할수행게임(RPG)을 개발하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축제에서 게임 개발 소식과 게임의 주요 장면을 40초 트레일러 영상과 티저 이미지로 선보였다. ‘도원암귀’는 복수를 중심으로 한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로, 총 300만부가 발행됐고 올 하반기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컴투스는 일본 지홀딩스와 게임 개발을 협력하며 3D 모델링 아트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통해 원작을 재현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PC·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컴투스는 과거에도 일본 애니메이션과의 협업에 적극적이었다. 대표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를 통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IP와 협업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주술회전’과의 협업으로 매출 상승을 기록했고, 올 1월엔 ‘귀멸의 칼날’과 협업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과 협업해 게임을 출시하는 이유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17%에 그쳤던 해외 매출 비율은 2023년 50% 이상으로 성장했다. 또한 애니메이션 산업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수익은 2013년 340억엔(3276억원)에서 2022년 1650억엔(1조6000억원)으로 9년 만에 4.85배 늘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캐릭터 설정과 세계관이 갖춰져 게임화하기가 좋은 콘텐츠”라며 “탄탄한 원작 팬덤으로 게임화 소식이 빠르게 공유되고 게임 출시 이후 신규 유저 유입도 보장되는 등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