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가 최근 글로벌 전략회의를 마무리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사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연례행사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각 지역의 법인장까지 대거 참석해 사업 부문·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마케팅 전략 등을 논의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DS부문은 지난 18일 진행된 전략회의에서 HBM을 주요 의제로 삼고,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12단을 공급하기 위한 전략과 6세대 HBM(HBM4) 양산, D램 설계 개선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에 33년 만에 D램 시장 1위를 내주면서 경쟁력이 위축된 상태다.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CXMT(창신메모리)도 빠른 속도로 삼성전자를 뒤쫓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HBM을 중심으로 한 경쟁력 복원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D램 경쟁력 및 시장 점유율 하락은 HBM 사업 실책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13일 미국 빅테크 AMD에 삼성전자의 HBM3E 12단 개선제품 납품이 공식화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아직 진입하지 못한 엔비디아의 공급망을 뚫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AMD에 공급한 HBM3E 제품은 현재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6세대(1c) D램을 활용한 HBM4의 하반기 양산 계획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반 1c D램의 수율이 개선됨에 따라 HBM용으로 쓰이는 1c D램 또한 수율 및 성능 개선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분기마다 조단위 적자가 이어지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도 수주 전략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의 격차는 좁혀지고 있어 점유율 방어를 위한 고객사 확보가 시급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7.7%로 작년 4분기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업계 1위인 TSMC(67.6%)와의 격차는 더 확대됐고 중국 SMIC(6%)와는 좁혀지고 있다.

시스템LSI의 경우 삼성전자가 다음 달 선보이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7 시리즈’에 탑재될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을 포함한 차세대 제품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