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 달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카카오톡과 연동하지 않고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운영한 것이 서비스 품질 개선과 이용자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달 8일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카나나의 일일 신규 설치 건수가 최근 100건 아래로 떨어졌다. 이달 14일 카나나 신규 설치 건수는 66건에 그쳤다. 지난 달 15일 1만8995건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양새다. 하루 3만건 이상 신규 설치 건수를 기록 중인 챗GPT와 대조적이다.
카나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로는 카카오톡과의 비연동 문제가 꼽힌다. 이용자가 카나나 앱을 신규 설치한 이후 대화 내용을 축적해야 이용자 맞춤형 AI 대화 서비스 품질이 좋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카나나는 이용자 맞춤 대화형 AI 서비스로 감정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를 장기 기억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선 대화 데이터 축적이 필수”라면서 “카카오톡에 축적된 대화 데이터를 곧바로 활용하지 않고, 지금처럼 분리된 앱 운영 체제로는 대화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가 챗GPT 같은 AI 서비스와 차별화된 강점으로 내세운 단체방 기능을 사실상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카나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카카오는 여러 이용자가 들어와 있는 그룹방에서 대화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실제 사람처럼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카나나의 강점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연동하지 않아 단체방 기능도 카나나 가입자들끼리만 이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14일까지 카나나 설치 건수는 7만5266명으로 파악됐다.
업계 일각에선 카카오가 카나나를 카카오톡과 분리시킨 이유로 구독형 유료 서비스 상품 운영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작년 1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나나의) 수익화 관점에서는 기본적으로 구독형 모델을 예상하며,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가 카나나의 카카오톡 비연동을 고집한 또 다른 이유로는 대화 검열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카나나가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화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자칫 카카오톡 대화 검열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어서다. 이런 점을 고려해 당장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카카오톡과 이원화된 별도 앱 운영 시스템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나나는 앱 가입 시 이용자의 대화 내용을 들여다보고 AI가 학습해도 좋다는 ‘동의’를 약관에 미리 포함시켰다.
현재 카카오가 제공 중인 카나나는 베타 테스트 버전으로 연내 정식 버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약 3주마다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정식 버전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