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이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간 구글의 지원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은 총 1조4000억원(약 10억7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구글은 “앞으로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오전 9시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열린 ‘스타트업 인공지능(AI)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행사 신청자만 1300명이 넘었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 문을 열었다. 전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개관했다. 스타트업의 교류와 멘토링, 교육, 기술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구글은 서울 외에도 마드리드, 상파울루, 바르샤바, 텔아비브, 도쿄 등에도 캠퍼스를 두고 있다.
캐런 피스터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글로벌 디렉터는 “구글 캠퍼스를 거친 스타트업들은 약 5만명 규모의 커뮤니티를 형성했고 지금까지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며 “AI가 미래 창업 생태계의 핵심 기술인 만큼 구글 제품과 사람,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망한 한국 창업가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든든한 디딤돌이 되겠다”고 말했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가 지원한 국내 스타트업들은 1조4000억원 이상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들이 직접 고용한 인원은 5136명이었다.
우수 졸업생도 다수 배출했다. HR(인적자원) 테크 기업 원티드랩과 AI 기업 라이너가 대표적인 창업 성공 사례다.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와 우찬민 라이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 자리에서 창업 경험을 공유했다. 이복기 대표는 “2016년 알파고·이세돌의 대국을 계기로 자체 데이터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AI 서비스는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찬민 COO는 “스타트업은 고객의 문제를 중심에 놓고 AI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루시 셀반 구글 딥마인드 프로덕트 매니저와 전 구글 프로덕트 부사장이자 현재 벤처 투자자인 브래들리 호로위츠가 AI 제품 개발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장 내에는 스타트업 ‘에이아이포펫(AI for Pet)’ ‘스모어톡(smoretalk)’ ‘허드슨AI(Hudson AI)’ 등 구글 AI 아카데미와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출신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한 적용 사례를 소개하는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이번 스타트업 AI 페스티벌은 다음 달부터 9월까지 부산, 경주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스타트업 AI 포차 투어’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 투어는 구글의 AI 기술과 창업 노하우를 지역 커뮤니티에 직접 제공해, 지방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