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로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3억 달러(약 19조6000억원)를 투자하고 스케일AI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산더 왕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메타는 143억달러를 투자해 스케일AI의 지분 49%를 매입하기로 했다. 다만 이 지분은 의결권이 없는 주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대신에 왕 CEO를 영입해 초지능 개발팀을 이끌도록 했다. 조만간 스케일AI의 인력 여러 명도 메타에 합류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메타가 이번 대규모 투자로 AI 개발에서 뒤처진 상황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케일AI 측은 이날 블로그 게시물에서 이번 거래는 스케일AI의 가치를 29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왕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메타로의 이직 소식을 알렸다.

그는 엑스를 통해 “최근 뉴스에서 보았겠지만, 이런 거래는 종종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이번에는 내가 떠나는 것이 그 대가다”고 말했다. 이어 “스케일AI의 CEO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덧붙였다.

메타는 인간과 같은 수준의 ‘범용 인공지능’(AGI)을 뛰어넘는 초지능 AI 연구에 전념할 연구소 설립을 준비해왔다. 이를 위해 오픈AI나 구글 등 주요 경쟁업체 연구원 수십명에게 상당한 금액을 제시하며 영입을 추진했으며 일부는 합류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 관계자는 “메타는 스케일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투자를 최종 확정했다”며 “우리는 이번 계약으로 AI 모델을 위한 데이터 생산 분야에서 협력 작업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렉산더 왕이 메타에 합류해 초지능 연구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추가로 팀에 합류할 인재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케일AI는 28살 중국계 미국인 알렉산더 왕이 2016년 창업한 AI 스타트업이다.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주어진 데이터를 분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델이 틀리게 예측한 사례를 선별해 그 데이터를 다시 정제하고 보강한다.

메타는 AI 개발과 관련해 내부 경영진의 갈등과 직원 이탈, 여러 제품 출시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 ‘라마’ 기반의 AI 챗봇으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최근작인 ‘라마4’의 출시가 예정보다 늦은 데다 큰 반응도 얻지 못했다. AI 프로젝트 ‘라마’를 이끌었던 주요 연구진 14명 중 대부분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왕 CEO는 메타로 옮긴 뒤에도 스케일AI 이사직은 유지할 예정이다. 스케일AI는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제이슨 드로게를 CEO로 승진시켰다. 드로게는 우버 부사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