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일 공개한 '갤럭시Z 폴드7' 두 번째 티저 영상./삼성전자 제공

폴더블폰의 성장세가 더뎌지면서 삼성전자가 다음 달 공개하는 신제품의 흥행 여부에 먹구름이 꼈다. 업계는 가격 대비 약한 내구성 탓에 ‘폴더블’ 폼팩터(제품 외형)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제조사들이 가성비 좋은 폴더블폰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도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신제품인 갤럭시Z 플립·폴드 7으로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178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약 1.5%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 1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1분기 증가율 기준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유럽에서는 올 1분기 폴더블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4% 늘었는데,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에 대해 ‘신흥 시장치고 미미한 성장률’이라고 설명했다.

◇ “비싸고 약해”… 외면받는 폴더블폰

폴더블폰의 인기가 빠르게 식는 이유는 높은 가격이다. 가장 최신 모델인 갤럭시 폴드6의 출고가는 256GB·512GB·1TB 모델 기준 222만~270만원 수준이다. 갤럭시S25 시리즈 중 가장 성능이 좋은 울트라 모델과 비교하면 같은 용량 기준으로 각각 60만원 이상 비싼 것이다. 갤럭시Z 플립6는 256GB, 512GB 출고가가 각각 148만5000원, 164만3400원이다.

폴더블폰은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보다 내구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폴더블폰을 이용하면 오랜 기간 디스플레이를 수천 번 접었다 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힌지(hinge·경첩) 부분의 틈이 벌어지고 디스플레이 성능이 저하되는 경우도 생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초기 모델의 경우 과거 외부 테스트 직후 출시를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얀 스트리 야크 부소장은 “대중에게 어필하기에 폴더블폰은 여전히 가격이 너무 높다”며 “대부분의 소비자는 폴더블폰의 용도를 잘 모르며, 기기의 내구성과 수명에 대해 여전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 7월에 신제품 나오는데… 가성비 좋은 中 제품 이길까

삼성전자에 따르면 신작은 역대 갤럭시Z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울 전망이다. 갤럭시Z 폴드7은 펼쳤을 때 두께가 3.9~4.5㎜로 예상된다. 갤럭시Z 폴드6는 5.6㎜, 갤럭시Z 폴드 스페셜 에디션은 4.9㎜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7이 갤럭시S 시리즈 울트라급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폴더블폰 자체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7월 보급형 폴더블폰을 공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의 글로벌 점유율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에 밀리는 중이다. 샤오미 믹스 폴드 모델의 경우 현재 온라인 기준 17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32.9%로 2021년 83.6%에서 크게 떨어졌다. 2위 화웨이의 점유율은 2021년 9.3%에서 지난해 23.1%로 상승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비싸고 수명도 짧은 폴더블폰이라는 폼팩터를 굳이 찾을 이유가 없는 것 같다”라며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늘려야 하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때린다고 엄포를 놓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