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앱 ‘티맵(TMAP)’으로 알려진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서비스, 서울공항리무진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데이터 솔루션’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나 회사가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미래 먹거리로 꼽은 ‘모빌리티 데이터’ 분야의 수익화 모델이 뚜렷하지 않아 상장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올해 데이터 중심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 재편에 돌입했습니다. 이는 SK그룹이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추진해온 ‘리밸런싱’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티맵모빌리티는 SK그룹의 투자 전문 계열사인 SK스퀘어의 자회사입니다. 지난 2020년 12월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부가 분할되면서 설립됐습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7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보유하고 있던 크래프톤 지분을 2660억원에 매각하면서 리밸런싱 작업을 본격화 했습니다. 한명진 SK스퀘어 대표는 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2027년까지 비핵심 자산 유동화와 배당 수익 등을 통해 2조~3조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초 법인 전문 운전대행 서비스 기업 ‘굿서비스’의 지분 전량을 14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지난달에는 자회사 서울공항리무진 지분 100%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습니다. 매각 금액은 약 60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공유 킥보드 브랜드 씽씽·지쿠터와의 제휴를 통해 제공했던 전동킥보드 사업도 지난 2월 종료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우버와 합작·설립한 ‘우티(UT)’ 법인 지분 49%를 약 600억원에 매각하면서 택시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그동안 부진했던 택시, 공유 킥보드, 공항리무진 사업을 접고 기업 대상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티맵모빌리티는 2400만명에 달하는 티맵 사용자의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핵심 자산으로 보고, 이를 활용한 사업으로 수익화에 나설 예정입니다.
회사의 수익성 확보 여부는 연내 IPO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지난 2021년 티맵은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2025년 상장을 추진한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 2022년 티맵모빌리티의 희망 밸류에이션(기업 평가가치)은 2조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시장이 평가하는 몸값은 이를 크게 밑도는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올해 흑자 전환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322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434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데이터·솔루션 매출이 전년 대비 20.5% 성장하면서 매출을 견인했지만, 최근 매각을 결정한 비핵심 자회사들이 수익성을 깎아내린 영향이 컸습니다.
올 1분기 매출은 691억원, 영업손실은 9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적자폭은 축소되고 있지만, 당장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진단입니다. 티맵모빌리티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IPO 일정도 미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비핵심 사업 정리를 마치면 하반기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이후 주관사 선정을 포함한 IPO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티맵모빌리티는 사용자의 운전습관을 점수로 매기는 ‘운전점수’, AI 장소 추천 서비스 ‘어디갈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티맵 오토’ 등을 중심으로 데이터 연계 사업을 확장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행 데이터 기반 운전점수 서비스는 최근 네이버와 쏘카도 유사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티맵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이용자 수와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게 과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수익 모델이 구체화되어야 IPO를 진행하더라도 몸값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