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월 10만장 이상 웨이퍼 생산이 가능한 초대형 반도체 공장 ‘기가팹(Giga Fab)’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수개월간 TSMC가 미국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UAE 국부펀드 MGX 등과 잇따라 회동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TSMC가 계획 중인 UAE 공장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조성 중인 6개 반도체 공장 단지와 유사한 형태로, 생산시설 외에도 연구소와 패키징 설비 등을 포함한 복합 기술 거점으로 추진된다. 중동 진출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으나, 실제 성사 여부는 미국 정부의 승인에 달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미 정계 일각에서는 TSMC의 중동 진출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UAE는 중국과 밀접한 경제·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기술 유출 가능성과 이란과의 지정학적 긴장 등이 리스크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UAE 측이 다시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은 고온건조한 기후, 숙련 엔지니어 부족, 산업용 수자원 문제 등으로 인해 반도체 생산기지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UAE는 자본력과 에너지, 토지 인프라를 앞세워 반도체 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