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Figma)가 27일 서울 강남 엘리에나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어 버전 정식 출시를 발표했다. 피그마는 웹 기반의 디자인·개발 협업 도구로, 디자이너뿐 아니라 개발자, 마케터, 기획자 등 다양한 직군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15년 설립된 이후 빠르게 성장했으며, 2022년 어도비의 200억달러(약 27조4680억원) 인수 시도 당시에도 업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IPO(기업공개)를 공식화하며, 독자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피그마는 인터페이스(UI)를 포함한 전체 제품군의 한국어 지원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현지 파트너사인 단군소프트와 협력해 기술 지원과 교육 생태계 구축도 병행한다. 야마시타 CPO는 “지난해 한국에서만 피그마 파일 400만개가 생성됐고, 하루 평균 7만5000건 이상이 편집되고 있다”며 “한국은 아시아 내 핵심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피그마는 최근 연례 행사 ‘Config 2025’에서 공개한 AI 기반신규 제품 4종도 소개했다. ▲‘Figma Sites’는 디자인부터 실제 웹사이트 게시까지 한 번에 가능한 도구이며 ▲‘Figma Make’는 텍스트 설명만으로 실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을 자동 생성해주는 AI 기반 생성기다. ▲‘Figma Buzz’는 브랜드 마케팅용 이미지 에셋을 손쉽게 만드는 도구 ▲‘Figma Draw’는 브러시·텍스처 효과 등 고급 벡터 드로잉 기능이 강화된 디자인 툴이다.
야마시타 CPO는 “예전엔 디자이너가 그림을 그리면 개발자가 코드를 짰지만, 이제는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피그마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아이디어부터 프로덕트 출시까지 모든 작업을 연결해 주는 도구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피그마 전체 사용자 중 3분의 1은 개발자로, 최근엔 코드 편집기 내 AI 에이전트와 연결 가능한 서버도 직접 구축해 개발 생산성까지 높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야마시타 CPO는 어도비·캔바 등 경쟁사와의 차별점에 대해 “우리는 디자인의 ‘일부’가 아니라,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나오는 전 과정 전체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전통적인 디자인 툴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는 잘 사용하면 디자이너를 더 전략적인 존재로 만든다”며 “디자인의 본질은 ‘더 나은 경험은 무엇일까’를 묻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피그마는 이번 한국어 출시를 계기로 일본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다국어 버전도 연이어 공개하며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 중이다. 한국에서는 당근마켓, 우아한형제들, 카카오뱅크 등 주요 기업들이 이미 피그마를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