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25' 삼성디스플레이 프라이빗 부스 입구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이 두개의 원통에 각각 OLED와 LCD 패널을 집어넣고 바람을 불어 OLED가 LCD와 비교할 때 얼마나 가벼운지를 실험하는 '로봇 쇼'를 선보이고 있었다./타이베이=전병수 기자

21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IT·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25’ 삼성디스플레이 프라이빗 부스에 들어서자 에이수스와 MSI 등 대만 기업들의 제품에 탑재된 삼성디스플레이의 27형 UHD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진열돼 있었다. 프라이빗 부스 입구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이 두개의 원통에 각각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집어넣고 바람을 불어 OLED가 LCD와 비교할 때 얼마나 가벼운지를 실험하는 ‘로봇 쇼’를 선보이고 있었다.

27형 UHD 제품은 27형 사이즈의 모니터 화면중 선명도가 가장 우수한 편에 속한다. 픽셀 밀도가 160PPI(1인치당 픽셀 수) 이상으로 자발광 게이밍 모니터 중 가장 높다. 해상도가 단순히 디스플레이 화면을 이루는 픽셀의 수를 나타낸 개념이라면, 픽셀 밀도는 화면의 크기와 상관없이 실제 픽셀의 조밀한 정도를 의미한다.

27형 5K 해상도의 제품은 픽셀밀도가 220PPI에 달해 이미지나 영상 편집 등 전문 작업용 모니터에 최적화된 스펙으로 인식돼 왔는데, 현재 시중에는 액정표시장치(LCD) 제품만 출시돼 있다. OLED로 27형 5K 고해상도를 구현해 공개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초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27형 UHD QD-OLED의 1분기 출하량은 약 15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전체 모니터용 OLED 출하량의 27%에 이르는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7형은 모니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범용 사이즈”라며 “UHD 고해상도 제품이 범용 사이즈로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되면서 일반 소비자와 모니터 제조사들의 수요가 확인되고 있고, 회사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21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25' 삼성디스플레이 프라이빗 부스에 전시된 에이수스·MSI 등 대만 IT 기업에 공급된 27형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타이베이=전병수 기자

27형 자발광 모니터에 UHD 고해상도를 구현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구축한 ‘기술 장벽’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32형, 34형 등 다양한 사이즈에서 UHD 해상도의 자발광 패널이 생산되고 있지만, 보다 가격 접근성이 높은 27형 범용 사이즈로 UHD 자발광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자발광 디스플레이에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기술력은 QD-OLED의 전면발광 구조와 관련이 깊다. 기존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빛이 기판 방향으로 발산돼 빛의 일부가 가려져 개구율이 하락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QD-OLED는 기판의 반대 방향으로 빛이 나오기 때문에 빛이 가려지는 부분이 최소화되고 개구율이 크게 높아진다. 개구율이 높은 만큼 더 작은 크기의 픽셀에서도 같은 밝기를 낼 수 있고, 그만큼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에서 OLED로 기술 전환이 이뤄지려면 단순히 성능 우위를 증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 고객이 기다리던 솔루션을 적기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어야 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게이밍 외에도 영화 등 콘텐츠 감상과 업무까지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제품군을 선보여 자발광 모니터 시장의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