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범용인공지능(AGI) 달성 시점을 2030년을 전후로 제시하면서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가 최초의 AGI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린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I/O)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의 대담에서 “AI 같은 대격변이 일어나는 시점에 은퇴해선 안 된다”며 “제미나이가 최초의 AGI가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래리 페이지와 함께 구글을 공동 창업한 그는 2019년 구글 모회사 알파벳 CEO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23년 초 복귀해 AI 연구에 참여 중이다. 오픈AI의 챗GPT가 2022년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키자 위기감을 느껴 복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린은 “마운틴뷰 사무실에 거의 매일 출근한다”며 “비오3(구글의 영상 생성 모델)와 같은 멀티모달 프로젝트에서 제미나이 팀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경쟁이 치열해져 구글에 복귀했나”라는 질문에 “꼭 경쟁 때문은 아니다”라면서도 “AI 대격변 속에서 컴퓨터 과학자라면 은퇴할 게 아니라 AI 분야에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웹 1.0부터 모바일 시대까지 겪어봤지만, AI가 훨씬 혁명적이고 세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구글은 삼성전자와 함께 확장현실(XR)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성과 부진으로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철수한 뒤 이번에 10년 만에 재진입에 나섰다. 브린은 2013년 구글 글래스 출시 당시 “많은 실수를 했다”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스마트 안경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마트 안경을 강력 신뢰하며 구글이 훌륭한 파트너들과 함께 다시 한번 스마트 안경 분야를 추진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브린은 이날 스마트 안경 체험 부스에도 방문해 직접 착용해 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스마트 안경 속 AI인 제미나이에 “내 앞에 몇 명이 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브린은 대담에서 “생성형 AI의 등장이 구글 글래스 시절보다 스마트 안경의 기능을 훨씬 더 현실적으로 만들었다”며 “우리가 오늘 발표한 AI 에이전트가 스마트 안경의 킬러 앱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허사비스 CEO는 이날 AGI에 대해 “현재의 AI는 AGI와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는 “지금 AI는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고 AI는 이상한 말을 하거나 계산을 잘못한다”며 “내가 생각하는 AGI는 한 그룹의 전문가들이 장기간 테스트를 해도 오류가 없을 정도의 AI”라고 정의했다.
허사비스는 “AGI에 감정을 가르쳐야 하나”라는 질문에 “AI가 감정을 갖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과연 그것이 진짜 필요한지를는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AGI가 나오기까지 5~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은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