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제공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이 P2E(Play to Earn·게임을 하면서 수익을 얻는 것)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P2E 게임은 글로벌 무대에선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실상 금지된 상태라 산업 성장에 제약이 존재한다. 게임업계는 차기 정권에서는 규제 완화로 P2E 게임이 국내에서도 허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P2E 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게임에서 얻은 자원을 가상화폐와 교환해 현금화하거나 아이템·캐릭터를 NFT(대체불가능한토크)로 만들어 다른 이용자와 거래할 수 있다. 기존 인터넷 기술을 일컫는 ‘웹(Web)2’와 비교해 ‘웹3’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15일 블록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N’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이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 기반 NFT 게임 생태계를 뜻하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일환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내에서 획득 가능한 모든 NFT에 대해 이용자에게 소유권을 제공하며 이용자는 다른 이용자와 자유롭게 거래하거나 이전할 수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N의 아이템 가치 보존을 위해 한정 수량 시스템을 도입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N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맡는 코인인 ‘넥스페이스(NXPC)’도 선보였다. NXPC는 국내 주요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은 물론이고 글로벌 대형 거래소 바이낸스에도 상장됐다. 이용자는 ‘메이플스토리N’ 플레이로 네소(NESO)를 얻으면 이를 NXPC로 교환할 수 있다. 게임 아이템을 NXPC를 사용해 NFT로 만들고 거래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인 통계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기준 NXPC의 시가총액은 약 4558억원이다. 최대 공급량 10억개 중 현재 시중에 풀린 코인은 1억6900만개로 최대 공급량을 대입하면 무려 3조원 규모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전경.

넥슨에 앞서 위메이드, 컴투스, 넷마블 등이 해외에서 P2E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게임업계는 새로운 게임 방식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출시했으며 넷마블의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도 내년까지 MMORPG와 캐주얼, 시뮬레이션 등 10개 이상의 신규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를 마브렉스 생태계에 온보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P2E 게임이 사실상 금지된 상태다.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하거나 이를 현금으로 전환하는 기능이 포함된 게임을 국내에서 허가하지 않고 있다. 게임위가 NFT 제공을 ‘게임산업법’에서 금지하는 ‘사행성 경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가상화폐를 활용한 P2E 게임은 사실상 한국 내 출시가 어려운 상황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차기 정권에서 P2E 게임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규제에 막혀 게임 산업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모바일 앱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양대 앱마켓 P2E 게임의 글로벌 매출 1위는 넷마블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 2위는 위메이드의 ‘미르4’ 등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P2E 게임 글로벌 매출 10위권 안에 국내 게임사는 없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2E 게임 규제 완화는 매번 대선 공약으로 언급됐던 부분 중 하나”라며 “정치권에서도 블록체인 게임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라는 점은 공감하지만, 규제 완화로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넥슨의 P2E 게임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P2E 생태계가 국내에서도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