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챗GPT

중국 게임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과거 양산형 게임 위주라는 비판을 벗어나고 ‘원신’을 필두로 게임 제작 실력을 인정받으며 중국 게임의 위상이 최근 몇 년 사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개 게임 중 4개가 중국 게임이었다. 1위는 중국 텐센트의 ‘왕자영요’가 차지했다. 이 게임은 4월 한 달간 전월 대비 7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센서타워는 왕자영요가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산리오 등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2위는 중국 펀플레이의 ‘라스트워: 서바이벌’이, 3위는 중국 센추리게임즈의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차지했으며 중국 미호요의 ‘붕괴: 스타레일’이 9위를 차지했다.

매출 상위 10개 게임 중 한국 게임은 1개에 불과했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버전인 ‘화평정영’이 그 주인공이다. 화평정영은 중국 게임사 텐센트가 크래프톤으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아 2019년 5월 출시한 게임이다. 크래프톤은 화평정영 재계약 보너스를 비롯해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화평정영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비슷한 게임성은 물론 이용자 데이터 승계 등이 이뤄졌다. 이외 미국 2개, 이스라엘 1개, 튀르키예 1개, 일본 1개 등이 매출 상위 10위 게임에 포함됐다.

최근 중국 게임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 한국 게임을 벤치마킹하고 양산형 게임만 생산하던 중국 게임사들이 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중국 게임으로 원신을 들 수 있다. 미호요가 출시한 원신은 미국,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주요 모바일 게임 매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출시 한 달 만에 전 세계에서 2억4500달러(약27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중국 게임 사상 최고 출시 성적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게임의 성장 배경으로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판호는 중국이 자국에 출시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서비스 허가권이다. 중국에서 게임을 유통하고 게임 내 재화를 팔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판호 동결 당시 중국 내에는 9700개 게임 업체가 영업을 중단하는 등 다수의 중소형 게임 업체들이 무너졌다. 그러나 텐센트, 넷이즈 등 대형 회사들이 중국 내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는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에 힘쓰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최근 중국 대형 게임사는 게임 개발사 및 지식재산권(IP)을 사들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 산업 규모가 성장하면서 많은 개발자가 투입되었고 이에 중국 게임은 그래픽, 최적화, 크로스 플랫폼 등 기술력이 강화됐다”며 “중국은 내수 시장이 매우 큰데, 높은 완성도와 게임성이 중국 내 유저들 성향에 잘 맞아떨어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게임사들도 획일적인 양산형 모바일 게임에서 벗어나 대형 프로젝트를 확대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