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게임사 중 영업이익 3위를 기록한 스마일게이트가 핵심 IP(지식재산권) ‘로스트아크’의 급격한 인기 하락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게임이지만, 최근 이용자들의 민심 악화가 불거졌다.
13일 PC방 게임 점유율 분석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PC방 점유율 상위 10위권에 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처음으로 톱10에서 밀려난 이후 5년 만의 순위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로스트아크의 순위는 지난 2020년 시즌2 업데이트 이후 단 한 번도 10위권 밖으로 내려간 적 없었다.
이용자 감소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 시즌3 도입 이후 불거진 과도한 성장 요구, 콘텐츠 피로도, 불안정한 인게임 경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최근 도입된 ‘보석 조율 시스템’은 거래 제한을 전제로 한 개편안으로, 기존 유저들의 투자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서포터 클래스 구조 개선 지연, 보상 체계 피로도 등도 함께 불만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로스트아크를 총괄하는 전재학 스마일게이트RPG 디렉터는 지난달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캐릭터 귀속 골드 도입, 레이드 난이도 완화, 수평 콘텐츠 강화 등 유저 피드백을 반영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게임 커뮤니티 내에서는 “대응이 늦고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은 실적에도 반영됐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해 매출 4758억원, 영업이익 223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1%, 17.0% 감소한 것이다. 스마일게이트RPG는 로스트아크를 개발·운영하는 스마일게이트의 핵심 자회사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5146억원)에서 로스트아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3%에 달하는 만큼, 흥행 둔화는 그룹 전반의 실적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신작 라인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드나인’은 출시 40일 간 약 3000만달러(약 4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엔픽셀이 개발한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과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등 신규 IP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로스트아크 모바일’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로스트아크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은 회사도 인지하고 있으며, 최근 전재학 디렉터가 직접 방송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달에도 라이브 방송을 열고 이용자들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