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면제 여부를 확정하는 시기에 대해선 특정하기 어렵다. 위약금 면제는 워낙 위중한 사항이기 때문에 최고경영자(CEO) 단독으로 결정을 할 수가 없다. 법리 검토가 끝나는대로 이사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
유영상 SK텔레콤(SKT)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유 사장은 지난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도 위약금을 면제해줄 것인지 질문을 받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표하겠다”고만 답했을 뿐 발표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을 하려고 해도 위약금 문제로 발목이 잡혀, 가입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SKT 가입 약관에 통신사의 귀책 사유로 가입자가 해지를 하는 경우 위약금을 면책해주는 조항이 있지만 SKT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비판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유 사장은 “유심 교체를 위해 SKT 매장을 방문한 가입자들이 지출한 교통비 지급 여부를 검토하겠다”면서 “(미처) 교통비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유 사장은 유심 확보와 관련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SKT를 포함해 통신 3사의 연간 유심 확보량이 약 500만개”라면서 “우리는 5월 한달간 500만개를, 6월에 500만개를 주문해 총 1000만개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유심보호서비스 만으로도 유심 교체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안심하라”며 “현재 1300만명 이상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고, 하루 120만명씩 이 서비스에 자동 가입시켜 14일까지 모든 고객이 유심보호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보보호 투자비를 줄였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유 사장은 “우리가 (집행한 비용이) 충분하다고는 말씀드리지 않겠다. SKT가 KT 보다는 적지만,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해 연간 800억원 이상의 정보보호 투자비를 집행했다”고 했다.
SKT는 지난 달 18일 해킹 정황을 인지하고 약 45시간 만인 20일 오후 4시 46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관련 사실을 신고했다. 지난 28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했지만, 유심 재고량 부족으로 교체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