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보프레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시니어 디렉터 - 아메리칸대 수리통계·경제학, 전 야후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시니어 디렉터, 전 비츠 뮤직 부사장 /사진 유튜브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특정 콘텐츠를 ‘밀어주는’ 방식이 아니다. 시청자의 관심사에 가장 맞는 영상을 ‘끌어오는’ 방식이다.”

유튜브에서 알고리즘 최적화를 진두지휘하는 토드 보프레(Todd Beaupr´e) 시니어 디렉터는 추천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을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유튜브는 특정 유형의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조회수, 시청 시간, ‘좋아요’와 ‘싫어요’ 등 800억 개 이상의 데이터를 종합해 시청자에게 맞춤형 영상을 보여준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이 특정 정보만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필터 버블’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특정 정치적 관점을 필터링하거나 강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스나 정보 콘텐츠의 경우 ‘팩트’가 중요한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영상을 강조함으로써 시청자가 균형 잡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도 했다.

보프레 디렉터는 40년간 실리콘밸리 다수의 IT 기업에서 추천 알고리즘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 온 인물로, 그의 경력 자체가 이 기술의 역사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나.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은 시청자가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느끼는 영상을 찾아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튜브를 방대한 영상 보관소라고 생각해 보자. 여기서 알고리즘은 수십억 개 영상을 빠르게 분석해 각 시청자에게 최적의 영상을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은 모든 사람의 시청 습관이 고유하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즉,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은 고정된 ‘레시피 책’에 의존하지 않는다.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800억 개 이상의 ‘신호(signal)’를 매일 학습하며 진화한다. 조회수, 시청 시간, ‘좋아요’ ‘싫어요’ ‘공유’ 등의 사용자 반응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시청자 만족도를 파악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거대 언어 모델(LLM)과 AI 기술을 접목해 추천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개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청자 관심사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최신 영상을 보다 적절한 시점에 추천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최적화하고 있다. 유튜브는 이렇게 ‘가치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하며, 장기적으로 시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도록 한다.”

최근 한국에선 알고리즘이 정치적 편향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필터 버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유튜브의 커뮤니티 가이드는 모든 시청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치적 견해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운영된다. 또한, 추천 시스템은 특정 정치적 관점을 기준으로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필터링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정보의 질과 맥락이 중요한 뉴스 및 정보 콘텐츠의 경우, 유튜브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콘텐츠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기성 뉴스 매체부터 독립 뉴스 제작자까지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다양한 뉴스 콘텐츠가 시청자에게 제공된다. 즉,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은 시청자가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뉴스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돕고, 다양한 규모와 관점을 반영한 정보를 제공한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특정 유형의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할 가능성은 없나.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은 특정 콘텐츠를 밀어주는 것이 아니다. 시청자의 관심사에 맞는 영상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시청자의 이전 시청 기록과 취향이 유사한 다른 이의 선호도를 반영해 관련성이 높은 영상을 추천한다. 유튜브는 콘텐츠 형식, 길이, 주제와 관계없이 적절한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영상 제작자)가 더 많은 시청자와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알고리즘이 추천한 영상이 허위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콘텐츠 신뢰성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최신 뉴스나 복잡한 과학 연구 같은 주제는 정보의 질과 맥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유튜브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정보를 강조해 사람들이 보다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찾도록 돕고 있다. 일례로 건강과 관련된 지식도 정확한 팩트가 중요하지 않나. 유튜브는 건강 주제에 관해 병원, 기관 등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식별하도록 영상 출처를 보여주는 일명 ‘보건 정보 패널’을 추가했다. 또 특정 건강 주제를 검색할 때 이런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영상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보건 콘텐츠 섹션’도 도입했다.”

알고리즘이 시청자 데이터를 참고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도 중요할 것 같다.

“물론이다. 모회사인 구글은 사용자가 신뢰를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와 사용자의 정보 제어권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글은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추천 및 검색 결과를 제공하지만, 개인 정보를 그 누구에게도 판매하지 않는다. 또한, 유튜브의 ‘내 데이터’ 페이지를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 저장 및 활용 방식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신의 영상 시청 기록이 남지 않도록 설정하고 싶다면.

“유튜브는 시청 기록을 삭제하거나 애초에 저장을 원하지 않는 사용자를 고려해 ‘홈 피드(유튜브 메인 화면)’ 환경을 개선했다. 가령 시청 기록 사용을 중지했거나 유의미한 과거 시청 기록이 없는 경우, 시청 기록을 기반으로 영상을 추천하는 유튜브 홈 피드 기능이 비활성화되도록 했다. 즉, 유튜브에 접속하면 검색창과 좌측 탐색 메뉴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추천 영상은 표시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추천 콘텐츠를 탐색하기보다는 검색을 선호하는 사용자가 더욱 간소화된 환경에서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소년 시청자를 위한 보호 장치도 마련돼 있나.

“당연하다. 유튜브는 청소년의 알고리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보호 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전문가는 청소년이 특정 기준을 이상적으로 묘사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접할 경우, 성인보다 부정적인 자아 인식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를 반영해 유튜브는 청소년이 관심 있는 주제를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과 협력해 단일 영상으로 볼 때는 문제가 없지만, 반복적으로 시청할 경우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콘텐츠 카테고리를 식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신체 조건을 이상화하거나 사회적 공격성을 조장하는 콘텐츠가 이에 해당한다. 유튜브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훈련해 이러한 콘텐츠가 청소년에게 반복적으로 추천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제한을 적용하는 콘텐츠 카테고리를 더욱 확대했다.”

Plus Point

추천 영상 마음에 안 들 때 알고리즘 초기화 방법은

유튜브의 계정 설정에서 시청 및 검색 기록을 관리하는 모습. /사진 이코노미조선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영상이 자신의 관심사와 맞지 않다면, 알고리즘을 조정해 새로운 맞춤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록 삭제다. 특정 주제의 추천 빈도를 낮추려면 해당 주제의 시청 기록이나 검색 기록을 삭제하면 된다. 특정 날짜 이후의 기록만 선택적으로 삭제할 수 있다. 시청 및 검색 기록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학생이 학교 과제를 위해 관심 없는 주제를 반복 검색하는 경우, 추천 알고리즘에 불필요한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이를 조정할 수 있다.

홈 피드에서 원치 않는 영상을 줄이려면 개별 영상에 피드백을 제공하면 된다. 영상의 ‘더보기(세 개의 점 아이콘)’를 눌러 ‘관심 없음’을 선택하면 해당 유형의 추천 빈도가 낮춰진다. 특정 채널의 추천을 받고 싶지 않다면 ‘채널 추천 안 함’을 선택하면 된다. 또한, 유튜브는 구글 앱 내 활동 기록을 반영해 맞춤 영상을 추천하기 때문에, 계정 설정에서 ‘유튜브의 내 데이터’ 탭을 눌러 웹 및 앱 활동 사용을 중지하면 추천 시스템을 더욱 효과적으로 초기화할 수 있다.

보프레 디렉터는 “유튜브는 언제든지 자신의 시청 및 검색 기록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