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9일 SK텔레콤이 해킹 공격을 당해 유심(USIM·가입자 식별 장치) 정보를 유출한 사태를 지적하고 수습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23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의 불안을 빨리 해결해 달라는 요구다.
이와 함께 소비자 집단 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에는 지난 27일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카페’가 개설됐다. 이 카페 가입자는 현재 4만5000명을 넘어섰다. 소비자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법무법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등 10여 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다수의 SK텔레콤 가입자는 정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유심보호서비스, 유심교체 등 언론에 나온 내용에 따라 스스로 대응해 보고자 안간힘을 쓰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임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보여주는 사과를 하는 것으로 대충 넘기려 하지 말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으로 재발을 방지하고 소비자의 소중한 정보를 지키는 것이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SKT는 가입한 모든 소비자에게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의 구체적 범위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유심 교체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최선의 대책인지와 유심 교체 지연 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에 대한 SKT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 기관은 사고의 원인, 침해 경로, 대응 적정성 등 조사 결과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또 “소비자 피해보상 범위와 방법에 대해 명확하게 고지하고 원거리 거주자,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발표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