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7398억원, 영업이익 1조259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2분기 트럼프발 관세에 대비한 ‘풀인(Pull-in)’ 효과와 기업간거래(B2B) 사업에서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다. 이는 최근 증권사들의 전망치인 1조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하회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다만 견고한 수익 구조로 6년 연속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LG전자는 올 1분기에 신성장 동력이자 B2B 핵심인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나란히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와 ES사업본부 영업이익 합은 전년 대비 37.2% 늘었다. 매출액 증가 폭도 두 자릿수를 훌쩍 넘어 12.3%를 기록했다.
주력사업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는 HS사업본부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구독, 소비자직접판매(D2C) 등 사업모델과 사업방식 변화를 가속화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는 웹OS(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가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HS사업본부가 1분기 매출액 6조 6968억 원, 영업이익 644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3%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9.9% 늘었다.
TV, 디스플레이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4조 9503억원, 영업이익 49억 원을 기록했다. TV 수요 정체가 이어졌지만, 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며 경영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본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LCD 패널가 상승, 마케팅비 증가 등에 영향을 받았다.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VS사업본부는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 분기를 통틀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VS사업본부 1분기 매출액은 2조 8432억 원, 영업이익은 1251억 원이다. 100조 원에 이르는 수주잔고 기반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 기여도를 높였다.
ES사업본부 역시 매출,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3조 544억원, 영업이익은 406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3.3%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0%, 영업이익은 21.2% 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 초부터 HVAC 사업을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하며 자원투입 효율성 제고, B2B 적합 사업체계 구축 등이 경영실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 LG전자 실적의 ‘본게임’이 2분기부터라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발 관세가 본격화하는 2분기 실적이 LG전자의 관세 대응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생산지 최적화 전략의 일환으로 관세 인상 회피가 가능한 멕시코, 미국 생산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유통 채널을 통해 일정 수준의 판매가 인상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테네시 공장의 경우 세탁기 등 생산 물량 확대를 계획 중이며, 현지 공장으로 미국향 매출의 10% 후반까지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