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해 1분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비중 확대와 고환율 영향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LG디스플레이가 흑자를 낸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335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4694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영업손실 307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성적으로, 2개 분기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매출은 6조653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15% 늘어났고, 지난 분기보다는 23%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수요가 통상 줄어드는 1분기에 실적을 선방한 건 OLED 출하 증가와 더불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비한 선주문과 고환율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 영향으로 미리 패널 재고를 확보하려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2분기 실적분 일부가 1분기에 앞당겨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TV용 OLED 패널 출하가 예상보다 확대됐고,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수요도 기대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OLED 제품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P) 확대된 55%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TV 제조업체들이 관세가 부과되기 전 잇달아 패널을 미리 주문해 대형 패널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으며 모바일 사업 역시 비수기임에도 주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매출 기준으로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패널 22%, 모니터·노트북·태블릿 등 IT용 패널 35%,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4%, 차량용 패널 9% 등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원가 혁신 및 운영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중소형 사업의 경우 모바일용 OLED는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출하 확대에 나선다. IT용 패널은 성능이 높은 탠덤 OLED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하이엔드(최고급) LCD(액정표시장치) 기술을 활용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 대형 OLED 사업은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된 4세대 OLED TV, 게이밍 모니터 등 차별화 제품을 확대하고, 차량용 사업은 차별화된 제품·기술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설비투자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보유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며 신중히 집행하고 향후 신규 투자에 대해서도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발 관세 정책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 전망은 밝다. OLED 사업 구조 고도화와 운영 효율화 등에 힘입어 올해는 4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올 연간 영업이익은 6750억원가량으로 예측돼, 올해가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이 될 전망”이라며 “애플 아이폰 패널을 포함한 대부분의 제품군에서 OLED 패널 출하량이 증가하고, 모바일용과 TV용 패널 생산라인의 감가상각비가 점진적으로 축소돼 영업 흑자 구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TCL에 매각한 광저우 LCD 공장의 매각 대금도 당초 예상보다 높은 2조2466억원으로 확정돼 재무 안정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김 CFO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상당 규모의 매각 대금이 들어올 것”이라며 “확보한 대금은 당장 시급한 사업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곳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세 여파와 관련해서는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CFO는 “LG디스플레이의 제품이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며 “관세 영향에 직면한 세트 제조사(고객사)들의 생산지 전략이 어떻게 변동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전략을 수정하는 세트 제조업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