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각 사 제공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거둔 넥슨과 크래프톤은 견조한 해외 성과와 함께 신작 흥행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비용 효율화에 성공한 넷마블도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력 게임 매출 하락과 신작 부재로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N2K(넥슨·넷마블·엔씨·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실적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한 넥슨과 크래프톤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넥슨은 1분기 매출이 최대 1조1296억원, 영업이익은 최대 32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자체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22.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크래프톤은 매출 7937억원, 영업이익 3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2%, 24.4%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게임사는 기존 히트 지식재산권(IP)의 견조한 흥행세와 함께 1분기 출시된 신작의 성과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해 5월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7월 해외 시장에 선보인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말 출시한 신작 2종의 성과도 영향을 미쳤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4위를 기록하며 흥행 중이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출시 당일 스팀 글로벌 인기 게임 순위 2위를 차지했다.

크래프톤 역시 히트 IP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스팀에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로 출시한 인조이는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장이 판매됐으며 글로벌 최고 인기 게임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판매량만 따졌을 때 최근 2~3년간 출시된 국산 게임 중 가장 속도가 빨랐다.

넷마블 역시 1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넷마블의 매출은 6032억원, 영업이익은 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93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넷마블의 1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9%, 전 분기 대비 7.9% 감소한 5651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비용 관리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건비(-4.4%) ▲지급수수료(-10.0%) ▲상각비(-6.1%) 등 주요 비용 항목에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울러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대규모 업데이트를 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 역시 트래픽과 매출에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출시된 ‘RF온라인 넥스트’는 출시 전 우려와 달리 출시 후 양대 앱마켓 1위를 차지하고 현재까지도 구글 플레이 1위, 애플 앱스토어 상위권을 유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반면 신작이 부재하거나 흥행에 실패한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3673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 66.9%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작년 4분기 12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비용 조정을 통해 흑자전환에는 성공한 셈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은 작년 4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리니지M이 지난달 다시 매출 1위로 복귀해 이용자 수 규모가 유지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일회성 인건비 발생과 마케팅비 증가로 흑자전환 폭이 기대보다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23억원) 대비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도 1404억원으로 43%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기존 주력 게임들의 매출 하락과 함께 신작 흥행 실패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존 흥행작인 ‘오딘’ ‘아키에이지 워’ ‘우마무스메’ 등 매출이 하락했고, 올해 첫 신작인 ‘발할라 서바이벌’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PC 부문에서는 지난 12월 출시된 ‘패스 오브 엑자일2’의 트래픽이 꾸준히 감소해 성과가 부진했다”며 “1월 출시된 ‘발할라 서바이벌’은 매출 순위 20위권에도 들지 못해 성과가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분위기 반전 시점은 올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는 ‘아이온2’와 ‘LLL’, ‘택탄: 나이츠오브더가즈’ ‘브레이커스: 언락더월드’ 등의 신작 출시를 예고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가디스오더’, ‘프로젝트C’ ‘크로노오디세이’ ‘프로젝트Q’ 등 퍼블리싱 신작을 선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