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나이츠’ 핵심 개발진이 창립한 파우게임즈가 네오위즈에 인수된 후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면서, 네오위즈의 투자 전략에 의문 부호가 붙고 있습니다. 한때 뛰어난 개발력과 운영 역량으로 주목 받았던 파우게임즈가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자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까지 생긴 상황입니다.

◇ 신작 ‘영웅전설’ 흥행 실패 후폭풍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736억원을 투자해 파우게임즈의 지분 51%를 확보했습니다. 파우게임즈는 ‘킹덤: 전쟁의 불씨’ ‘프리스톤테일M’ 등 연이은 히트작으로 검증된 개발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파우게임즈가 야심차게 출시한 신작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습니다.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매출 25위, 애플 앱스토어는 34위에 머물러 사실상 시장 안착에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파우게임즈는 당기순손실 1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9억원 손실) 대비 손실 규모가 1223%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네오위즈는 자회사 영업권 손상차손으로 384억원을 장부에 반영했습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손실 규모가 273억원에 달했습니다. 상장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한 네오위즈가 불과 1년 만에 배당을 철회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파우게임즈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네오위즈가 출자한 19개 법인 중 14곳에서 줄줄이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전체 평가손실 규모는 303억원에 달합니다. 모바일 광고형 게임사 모비릭스, 크레이마인드 등 주요 투자사의 실적 부진으로 평가 손실이 지속됐고, K-팝 플랫폼을 맡았던 네오위즈랩과 중국 현지법인은 결국 매각·청산 수순을 밟았습니다.

◇ “성장성만 보고 인수… 관리 역량 도마 위”

시장에서는 네오위즈의 투자 전략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만 보고 인수한 기업들이 연달아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는 것은, 인수 후 제대로 된 관리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네오위즈의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는 견조한 편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글로벌 흥행을 기록한 PC·콘솔 타이틀 ‘P의 거짓’을 통해 성장 동력을 구축했습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매출 3670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47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1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 역시 전년 27.3%에서 지난해 19.5%로 낮아져 재무 건전성을 유지 중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네오위즈가 장기적으로 투자 효율성을 높이지 못하면 재무 건전성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네오위즈는 “자회사 실적 개선과 신작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파우게임즈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면서 손실이 반영됐고, 기업 인수 시 장부에 잡혔던 영업권도 회계상 손상 처리된 것”이라며 “올해는 ‘킹덤2’ 개발과 함께 ‘영웅전설’의 대만·일본 등 출시도 예정돼 있어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파우게임즈의 손실 규모가 컸던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투자처들은 대부분 소규모 손실 수준이어서 전체 투자 성과를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