샥즈의 골전도 이어폰 '오픈런 프로 2'./김민국 기자

‘오픈런 프로 2′는 오픈형 이어폰 기업 샥즈(SHOKZ)가 지난해 9월 출시한 골전도 이어폰이다. 골전도 이어폰은 소리를 귓속이 아닌 뼈를 통해 전달한다. 공기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전달하는 일반적인 이어폰과는 다른 방식이다.

오픈런 프로 2는 격렬한 운동을 할 때도 안정적인 착용감을 자랑한다. 무게도 부담이 없는 수준이고 음질도 준수한 편이다. 귓속 피부에 직접 닿지 않아 귀와 관련된 질환에 민감한 소비자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다만 가격이 20만원대라 부담스러울 수 있다. 오픈런 프로 2를 일주일 동안 사용해 봤다.

오픈런 프로 2는 직경 13㎝에 무게가 30.3g이다. 목에 건 뒤 귀에 걸치는 방식으로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보다 크지만 에어팟 프로(케이스 포함 56.4g)보다 가볍다. 때문에 목에 걸고 장시간 착용해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 색상은 블랙, 오렌지 2가지다. 케냐 출신 유명 마라토너인 ‘엘리우드 킵초게’와 협업해 만든 ‘킵초게 에디션’은 오렌지색과 흰색이 섞여 있는 디자인이다.

오픈런 프로 2를 직접 착용한 모습. /김민국 기자

오픈런 프로 2는 귀에 직접 꽂지 않고도 준수한 음질을 구현한 것이 장점이다. 이 제품은 목에 건 뒤 귓구멍 위쪽의 뼈에 스피커 부분을 얹어 착용한다. 운동 시 차가 접근하는 등 외부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어 안전하다. 오픈런 프로 2는 시리즈 최초로 골전도와 공기 전도 기술을 함께 차용한 ‘듀얼 피치’ 기술을 적용, 선명한 중고음역대 소리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픈런 프로 2를 착용하고 10분가량을 직접 달려봤다. 제품 전면의 스피커 부분과 전원 버튼부의 무게 균형이 잘 맞아 이어폰이 벗겨지지 않았다. 스피커를 제외한 부분이 전부 실리콘 재질로 이뤄져 있어 미끄러지지 않았다. 귀에 직접 꽂고 듣는 이어폰과 음질이 완전히 흡사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저음이 강조된 고급스러운 소리를 구현해줬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보컬 강화 모드, 저음 강조, 고음 강조 등 음역대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주변 소음이 심해 가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 보컬 강화 모드를 선택하면, 선명하게 가사를 들을 수 있다.

오픈런 프로 2 전용 앱에서 음역을 설정하는 모습. /김민국 기자

통화도 무리 없이 가능했다. 시끄러운 상황이 아니라면 음성이 통화 상대에게 잘 전달됐다.

오픈런 프로 2는 IP55(비, 땀, 세척 시 흐르는 물을 견딜 수 있음) 수준의 방수 등급이 적용돼 있다. 실리콘 재질로 이뤄진 만큼 땀이 묻어도 간단히 닦아낼 수 있고 약하게 흐르는 물에 세척도 가능하다. 빠른 충전 속도도 장점이다. 완전 충전 시 최대 12시간까지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며, 단 5분의 급속 충전으로 2시간 30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스포츠용으로 고안된 제품인 만큼 일상 생활에서 착용하기에는 불편했다. 목에 거는 형태다 보니 모자가 부착된 패딩, 후드티 등을 입을 때 목뒤의 고리 부분이 걸려 이어폰이 벗겨지곤 했다.

기능을 감안해도 가격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샥즈 오픈런 프로 2의 출시가는 24만9000원이다. 귀에 끼우는 방식이지만 비슷한 형태를 가진 아이리버, QCY 등 스포츠형 이어폰은 6만~10만원대로 절반 이하 가격이다. 골전도 이어폰이 꼭 필요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구매를 망설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