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뉴빌리티 자율주행 로봇 ‘뉴비’를 소개하고 있다. /뉴빌리티

지난해 인공지능(AI) PC 열풍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하며 별들의 전쟁으로 불렸던 대만 IT 박람회 ‘컴퓨텍스(COMPUTEX)’가 올해에도 쟁쟁한 라인업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조연설에 나서며, 인텔의 새 수장인 립부 탄 CEO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9년 만의 복귀가 예상됐던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컴퓨텍스 2025′ 행사 개막 전날인 다음 달 19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행사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솔루션 및 비전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황 CEO 외에도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 릭 차이 미디어텍 CEO도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AI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매년 대만에서 열리는 컴퓨텍스는 1981년 첫 행사 이래 아시아 최대 규모 IT 박람회로 성장했다. 지난해 행사에는 황 CEO를 비롯해 AMD, ARM, 퀄컴, 인텔 CEO가 총출동했다. 올해는 ‘AI Next’라는 주제로 다음 달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1400개의 글로벌 IT 기업이 참가해 8만㎡ 규모의 전시 공간에서 ‘스마트 컴퓨팅 및 로보틱스’ ‘차세대 기술’ ‘미래 모빌리티’라는 세 가지 핵심 테마를 중심으로 신기술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컴퓨텍스 역시 황 CEO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대만계 미국인인 황 CEO는 9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대만을 마음의 고향으로 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기조연설에서 중간중간 짤막한 대만어를 구사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대만 시장을 다니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한물간 전시회’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컴퓨텍스가 엔비디아의 적극적인 참여로 AI 반도체와 PC 붐을 이끌고 있는 AI PC의 메카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PC 제조, 부품 등의 중심지였던 대만은 PC 시장이 오랜 기간 침체기에 돌입한 이후 전자·IT 산업 중심지에서 멀어졌지만, TSMC가 AI 반도체를 휩쓸기 시작하고 PC 산업이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아시아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행사에서 HBM3E, DDR5 기반의 CXL 메모리 모듈(CMM) 등 다양한 AI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는 HBM4 등 AI 성능을 강화한 제품이 대거 전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도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참가해 단독 부스를 차리고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회동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었다. 대만 AI 생태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사업 협력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끝내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아직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관련해 이렇다 할 협력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