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의료용 인공지능(AI)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으로 의료진 부족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 기업들은 사람 대신 진료 의뢰서를 작성하거나 병원에 가지 않고도 치료법을 찾아주는 AI 등을 개발하며 의료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달 헬스케어 AI 기술 연구를 맡을 인턴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에 채용된 직원들이 네이버 내 여러 조직과 대형 병원 등과 협업해 헬스케어 관련 AI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료 특화 AI는 최근 네이버 이사회에 복귀한 이해진 창업자가 점찍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 창업자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디지털·바이오 혁신 포럼’에서 “네이버가 의료 AI 쪽에 투자하는 건 진심이고 앞으로 AI라는 시대에 네이버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산업을 끌고 나갈지 고민 끝에 여기에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18일부터 구글은 AI 검색 분야를 의료까지 확대했습니다. 의료진으로부터 수집한 다양한 관련 데이터를 AI가 선별해 이용자에게 노출해 주는 식입니다. 이용자는 직접 병원에 가지 않고 알레르기, 약물, 예방 접종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건강 조언’이라는 새로운 검색 기능을 통해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일례로 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한 방식의 운동을 추천해 주는 방식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료 특화 AI '드래곤 코파일럿'./MS 제공

MS는 지난달 의료용 AI 어시스턴트 ‘드래곤 코파일럿’을 출시했습니다. 환자들의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임상 통계, 진료 의뢰서 등을 작성해주는 AI입니다. MS는 2021년 음성 AI 기업인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을 160억달러(약 23조424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음성에서 정보를 추출해 의료 문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드래곤 코파일럿은 다음 달부터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출시되고 이후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AWS는 지난달부터 뉴욕 최대 병원 중 하나인 ‘NYU 랑곤 헬스’에 손바닥으로 환자의 신원을 인식하는 시스템인 ‘아마존 원’을 도입했습니다. AWS는 손바닥 스캔 기술이 99%의 정확도에 1초 미만의 인식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AWS는 이를 통해 환자들의 진료 접수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는 의료진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AI 솔루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전 세계 인구 중 10.3%가 65세 이상이라고 분석했는데, 이 비율이 2074년까지 2배 늘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 저소득·중하위 국가를 중심으로 1000만명 이상의 의료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내에서 2036년까지 최대 8만600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은 매년 필수 의료 분야 전공의가 10년간 600명 이상 감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세계 AI 헬스케어 시장이 지난해 158억300만달러(약 23조1466억원)에서 2030년에는 1817억9000만달러(약 266조2859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의료진은 증상이 가벼운 환자를 대상으로 일정한 패턴의 진료 결과와 처방을 내놓는다”라며 “이를 학습한 AI가 간단한 업무를 대체해 주면, 의료진이 치료 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 관련 시장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