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지브리풍 프로필 사진’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 챗GPT 이용자 수가 5억명을 넘어섰다. 다만 이미지 생성 기능의 급속한 확산으로 저작권 침해, 문서 위조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챗GPT, 한 달 만에 이용자 1억명 증가
오픈A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400억달러(약 59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현재 5억명 이상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약 3000억달러(약 442조원)로 평가됐다. 회사 측은 “새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장과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챗GPT 이용자 수는 불과 3개월 만에 2억명이 늘어나는 등 급증세다. 지난해 12월 3억명에서 올해 2월 4억명을 넘겼고, 이번에 다시 5억명을 돌파한 것이다. 과거에는 1억명씩 증가하는 데 3개월이 걸렸던 것에 비해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특히 챗GPT-4o에 새롭게 탑재된 이미지 생성 기능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사용자 유입에 불을 붙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브리풍 프로필 사진’ ‘디즈니·심슨 스타일 캐릭터’ 생성 기능 등으로 SNS에는 AI 아바타 이미지가 범람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지난달 27일 기준 챗GPT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가 125만2925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픈AI는 최근 이미지 생성과 관련된 제한을 대폭 완화한 바 있다. 이전에는 유명 인물이나 민감한 주제를 다룬 이미지를 생성하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성인물·혐오 표현·공인 이미지 등 대부분이 허용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조앤 장 오픈AI 모델행동 총괄은 “창의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실제 피해는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오픈AI 직원이 창작물을 일일이 검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 “AI 제작 표식 및 워터마크 삽입해야”
하지만 AI 이미지 생성 기능이 확산하며 저작권 침해와 문서 위조 등 사회적 문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챗GPT-4o가 특정 애니메이션 화풍을 학습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AI의 창의성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현행 저작권법상 화풍 자체는 아이디어로 분류돼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특정 캐릭터나 장면을 구체적으로 모사할 경우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학습에 원작자 동의나 보상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만 수익을 독점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AI 이미지 생성 기술이 각종 사기로 악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31일(현지시각) “챗GPT-4o를 활용해 실제처럼 보이는 영수증이나 공문서 이미지가 손쉽게 생성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챗GPT를 이용해 가짜 식당 영수증을 만들고 이를 SNS에 공유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최근 마약 사범이 챗GPT로 생성한 가짜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피의자는 부자연스러운 문체로 인해 수사기관의 의심을 받았고, 결국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I 기술로 위조된 문서가 공공의 신용을 심각히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명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AI안전연구소장은 “AI가 만든 영수증이나 공문서 등을 자세히 보면 가짜임을 알 수 있지만 일반인이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AI가 생성한 이미지나 문서에는 반드시 AI가 만든 것이라는 표식이나 워터마크를 삽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