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위한 펫 가전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반려인이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도 2017년 2조3000억원에서 2027년 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은 지난해 600만가구(약 1500만명)를 돌파했다.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은 자신의 책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에서 ‘반려견에게 산책은 삶, 그 자체다’라고 했지만, 반려동물과 산책을 부담스러워하는 반려인도 많다. 산책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산책 후 더러워진 반려동물의 발과 몸을 씻기고, 털을 말리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쿠쿠전자의 펫드라이룸은 이런 수고를 덜어주는 제품이다. 쿠쿠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펫 가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9년 펫 가전 브랜드 ‘넬로’를 론칭, 펫드라이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반려동물 털에 붙은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을 털어내는 에어샤워와 목욕 후 젖은 털을 말리는 드라이 기능 등으로 반려인의 필수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쿠쿠전자의 넬로 펫드라이룸을 3주간 사용해봤다.
넬로 펫드라이룸의 디자인은 반려동물을 이동시킬 때 사용하는 이동장(켄넬)을 연상시킨다.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전체 크기는 대형 이동장(폭 52㎝, 높이 45㎝, 깊이 68㎝)과 비슷하다. 반면 실내 크기만 놓고 보면 중형 이동장에 가깝다. 실내 공간은 폭 41㎝, 높이 36㎝, 깊이 47㎝로 8㎏ 이하 반려동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전체 크기는 대형 이동장, 내부 공간은 중형 이동장 정도다.
전면에는 반려동물이 드나드는 투명 출입문이 있고 후면에는 바람이 나오는 모터가 결합됐다. 상단에는 반려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분리 가능한 뚜껑이 있다. 반려동물이 펫드라이룸에 잘 적응하고,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도록 출입문, 모터, 뚜껑, 내부 패널 등을 모두 분리할 수 있다. 분리 세척을 강조하는 쿠쿠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펫드라이룸은 모터에서 나온 바람이 제품 측면과 바닥을 통과해 천장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뚜껑 내부에는 필터를 부착, 먼지가 외부로 배출되는 걸 막는다. 모터에서 나온 바람이 360도 움직이면서 몸 전체를 빠르게 말려준다. 엉덩이는 말랐는데 발바닥은 마르지 않는 기존 펫드라이룸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엎드리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다.
기능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반려동물 몸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샤워, 젖은 털을 빠르게 말려주는 드라이, 숙면을 도와주는 수면모드가 있다. 수면모드는 펫드라이룸을 집으로 사용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향기를 풍기는 아로마 테라피 기능도 있다. 기자가 키우는 푸들의 경우 아로마 테라피에 대한 반응이 특히 좋았다.
가장 만족스러운 기능은 단연 드라이다. 그동안은 30분간 드라이어를 사용해 털을 말렸는데, 목욕 후 수건으로 물기만 닦고 펫드라이룸에 넣으면 드라이가 완벽하게 끝났다. ‘왜 이제서야 이 제품을 알았을까’하는 후회가 들 정도였다. 반려동물을 펫드라이룸에 넣고 바람 세기와 온도, 시간을 설정하면 드라이가 완료된다. 온도는 30℃에서 40℃, 시간은 5분에서 90분까지 설정할 수 있는데, 직접 사용해본 결과 온도는 가장 낮은 30℃, 시간은 30분 정도가 적당했다. 바람세기는 1단부터 4단까지 있는데 4단을 써도 소음이 그리 크지 않아 좋았다.
바람만으로 털을 말리기 때문에 드라이 후 빗질은 필수다. 드라이가 끝난 후 10~15분 후에 빗질을 시작하면 부드럽고 풍성한 털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제품 상단에 있는 뚜껑을 열어 반려동물 털 상태를 중간중간 확인하면 된다.
비싼 가격은 단점이다. 출고가 기준 89만9000원으로, 인터넷 최저가도 65만원이 넘는다. 렌털로 구입할 수 있지만 4년간 매달 2만4000원을 내야 한다. 기능을 줄여 가격을 30만~40만원대로 낮추는 게 좋아 보인다.
반려동물이 제품 사용을 거부할 경우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 쿠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응 교육 방법을 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적응 영상에 맞춰 터널놀이(간식을주며 제품을 반복적으로 통과하게 만드는)를 반복하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쿠쿠는 반려동물의 적응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단기간 펫드라이룸을 사용해볼 수 있는 3개월 단기 렌털도 진행 중이다. 반려동물의 적응 여부가 걱정이라면 먼저 3개월 렌털로 사용한 뒤에 구입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