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베트남에서 한국인들이 패싸움하거나 현지인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관련 영상·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가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각) 파타야뉴스·파타야메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태국 관광지 파타야의 한 식당에서 한국인 관광객 10명 안팎이 패싸움을 벌였다. SNS를 통해 확산한 영상에는 문신을 하고 웃통을 벗은 남성 등 여러 명이 서로 엉켜 주먹질하고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대형 식당에서 싸움을 벌이자 많은 손님이 비명을 지르고 달아나기도 했다.
경찰은 한국인 관광객 4명을 연행해 조사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 중 말다툼을 하다 싸움을 벌였다. 해당 식당은 패싸움 관련자들에게 내지 않은 밥값과 보상비 등 10만밧(약 426만원)을 요구했고, 이들은 식당의 요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을 공공장소에서 싸움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해 벌금을 부과한 뒤 석방했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인타운인 미딩 지역의 한 즉석사진관에서도 같은 날 한국인 여성 2명이 베트남인 여성 2명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뚜오이째·베트남뉴스(VN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던 한국인 여성 중 한명이 앞서 사진을 찍고 있던 베트남인 여성을 손바닥으로 때리고 모자를 쳐서 떨어뜨리는 등 먼저 폭행했다. 양측 사이에 머리채를 잡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고, 먼저 폭력을 행사한 한국인 여성이 넘어진 베트남인 여성을 발로 차기도 했다.
가게 직원 등에 따르면 한국인 여성들은 베트남인 여성들의 사진 촬영 시간이 남아 있었는데도 빨리 마치라고 소리를 지르고 재촉하면서 시비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한국인 중 1명은 현지 한국 기업에 다니는 직원이라고 한다. 사건을 파악한 현지 경찰은 우선 영상을 검토하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조사했으며, 조만간 피해자들을 우선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는 이 사건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측의 설명이 담긴 게시물이 퍼지면서 한국에 대한 현지의 부정적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태국·베트남에서 나타난 ‘한국인 추태’에 “이게 무슨 나라 망신” “문제를 일으킨 사람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