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만약 미국이 장거리 무기를 제공한다면 모스크바 공습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미국이 장거리 무기를 제공한다면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의 주요 도시를 공격할 수 있는지 물었다.

노트르담대성당 재개관식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2월 7일 프랑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엘리제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모스크바를 칠 수 있나,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칠 수 있나?”라고 물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물론이다. 무기를 준다면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태도,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이 통화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 2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습을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고통을 느끼도록 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대화는 지난주 로마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이 ‘잠재적인 무기 목록’을 공유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 회의에는 미국 국방 당국자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회원국의 중재자들이 참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3국을 통하는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거리 타격 시스템 목록을 받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사거리 1600㎞의 정밀 타격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가 이를 제한적으로 쓸지를 두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패트리엇 시스템 등을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다른 무기 체계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모두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