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캐시 파텔 국장 취임 후 직원들을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사용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고위 직원에게는 파텔 국장을 비난한 적이 있는지를 직접 묻는 등, 사실상 ‘충성도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FBI가 면담이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통해 고위 직원들에게 파텔 국장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는지 취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파텔 국장이 ‘요원이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업무용 총기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유출되자,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해 수십 명의 직원을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강제했다”고 전했다.
FBI가 국가 배신이나 기밀 유출이 의심되는 직원을 가려내기 위해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파텔 국장 취임 이후 거짓말탐지기 사용이 매우 빈번하고, 공격적으로 이뤄졌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휴직 처리된 요원을 다시 불러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진행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FBI 관계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정치적이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FBI 내부에서 국장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면 반대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파텔 국장이나 댄 본지노 부국장을 비난하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동료 간 불신도 심해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내부에 ‘밀고’를 일삼는 세력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FBI에서 23년간 근무한 전직 요원 제임스 데이비슨은 “FBI 요원의 충성 대상은 헌법이지, 국장이나 부국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