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전역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31명까지 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케냐인권위원회(KNHCR)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7일 시위에서 하루 만에 3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107명이 다쳤고 약 530명이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케냐 경찰이 밝힌 당초 사망자 수 11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2025년 7월 7일 케냐 나쿠루 리프트 밸리 마을에서 '사바 사바 인민 행진'으로 불리는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은 케냐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에서 치명적 무력 사용으로 최소 31명이 숨진 이번 사태를 비난했다.

유엔은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경찰이 폭력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살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치명적인 살상용 탄약과 고무탄, 최루탄, 물대포가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전날 7일 수도 나이로비를 포함한 케냐 각지에서는 정부 부패와 경찰 가혹행위, 정부 비판자 탄압에 맞선 반정부 시위가 펼쳐졌다.

7월 7일은 35년 전인 1990년 케냐에서 다당제 민주주의로 전환을 촉구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있었던 날이다.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7·7을 뜻하는 ‘사바 사바’로 불린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7일 시위나 그 피해 규모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AP가 전했다.

케냐에서는 지난달 25일에도 증세 반대 시위 1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시위가 열려 진압 과정에서 최소 19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2주 사이 시위로 50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