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유혹해 금품을 뜯어내는 여성이 등장해 ‘꽃뱀 게임’으로 불리는 중국 게임이 온라인에서 논쟁이 되고 있다.
7일(현지시각)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출시되자마자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인기 목록 1위에 오른 ‘꽃뱀 게임’(라오뉘유시<撈女遊戲>, 별칭 꽃뱀들에 대한 복수)을 둘러싸고 중국 내에서 여성 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돈을 노리고 접근해 유혹하는 여성들을 상대하는 남성 주인공 역할을 하게 된다.
설정 탓에 게임이 모욕적인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예술가로 활동하는 쉬이쿤은 “게임 이름 자체가 이미 여성혐오적”이라면서 “남자친구가 돈이 많거나 여성이 자기 외모를 꾸미기만 해도 ‘꽃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꽃뱀 캐릭터가 여성이라는 사실과 게임 속 ‘남자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려면 돈을 얼마나 쓰는지 봐라’라는 등 대사가 문제가 되고 있다.
비판이 거세지자 제작사 측은 게임 이름을 아예 ‘로맨스 사기 방지 시뮬레이션’으로 바꿨다. 제작진은 “여성을 겨냥할 의도는 없었다”면서 “요즘 연애의 감정적 경계와 회색지대에 대한 열린 대화가 이뤄지기를 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논란 이후 중국의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게임 디렉터(총괄 제작자)가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을 지지하는 플레이어들은 “모든 여성이 꽃뱀이라는 게 아닐뿐더러 로맨스 사기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제기되는 비판들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지난해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검은 신화: 오공’을 제치고 계속해서 상위권에 자리매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BBC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조하고 성평등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까지 자행되는 중국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차별적 요소가 있는 게임이 기존의 성별 규범을 더욱 강화한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