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 의제를 담은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3일(현지 시각) 미 연방 의회 문턱을 최종적으로 넘었다.
이날 미 하원은 본회의를 열고 상원에서 일부 수정돼 가결 처리된 후 하원으로 다시 넘어온 OBBBA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전원이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공화당에서 토마스 매시(켄터키) 의원, 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 의원 등 2표의 이탈표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법안 통과를 공언했던 7월 4일(독립기념일) 시한을 맞출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후 5시 백악관에서 서명식을 열 계획이다.
이미 이틀 전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하원에서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상원에서 수정된 법안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조) 감축과 청정에너지 세금 공제 축소를 강화하면서 중도 성향의 하원 공화당 의원들사이에서도 반발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야당 대표 권한으로 장시간 법안에 대한 반대 연설을 하면서 법안 통과는 더 지연됐다. 제프리스 대표는 법안에 반대하며 오전 4시 53분부터 오후 1시 37분까지 총 8시간 45분 동안 하원 연설을 이어갔다. 하원 최장 기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까지 공화당 의원들 설득에 나섰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반대파들 설득하는 데 주력하면서 법안은 상원 통과 버전 그대로 재의결됐다. 단 하나의 조항이라도 수정이 가해지면 법안이 다시 상원으로 넘어가 의결돼야 한다.
이날 의회 최종 문턱을 넘은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7년 시행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각종 감세 조처를 영구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국방부에 1600억달러(약 218조원), 국경 및 이민 단속 강화에는 1700억달러(약 232조원)가 추가 투입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반면, 감세에 따른 비용 상쇄를 위해 메디케이드와 저소득층 식량지원(SNAP) 등 사회안전망 프로그램을 감축해 전체 예산 중 약 1조달러(약 1364조원)를 마련한다. 이 법안은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전기차 구입 세액공제 종료 등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점 추진한 정책 관련 예산 삭감 내용도 담고 있다.
트럼프는 법안 통과 직후 대변인을 통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 법안은 미국을 더 강하고 안전하고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미국의 새로운 황금시대의 초석을 놓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