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아만 호텔을 나서는 로런 산체스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AFP=연합뉴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1)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초호화 결혼식을 앞두고 하객들에게 결혼 선물 대신 기부를 요청한 초대장을 발송한 사실이 알려졌다.

25일(현지 시각)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달 26일부터 사흘간 열릴 예정인 이 결혼식의 초대장에는 “선물은 사양합니다. 대신 베네치아에서 함께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기부금을 모금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베이조스는 약혼녀 로런 산체스와 함께 베네치아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부금 조성에 나선 것이다.

기부금은 ▲베네치아 국제대학 연구 및 교육 지원 ▲유네스코 베네치아 사무소의 유산 보호 ▲환경 단체 코릴라의 석호 생태계 보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기부 규모는 약 300만달러(약 4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장이 언제 발송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초호화 결혼식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 베네치아를 억만장자들의 놀이터로 만들었다는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기부 약속을 담은 그의 초대장은 비판 여론에 대응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평가다.

6월 23일(현지시각) 제프 베이조스와 로런 산체스의 결혼식이 예정된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제프 베이조스 반대 대형 현수막이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베네치아 주민들은 결혼식 반대 시위를 예고했고, 이 때문에 베이조스는 결혼식 장소를 시내 중심에서 외곽인 아르세날레 전시장으로 변경했다. 해당 장소는 보트로만 접근할 수 있고 외부 진입도 통제할 수 있어 보안상 유리한 곳으로 평가된다.

한편 초대장 디자인은 곤돌라, 나비, 리알토 다리 등 베네치아 상징물들로 꾸며졌지만, 온라인에선 “유치하다”, “초등학생 낙서 같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베이조스는 2019년 전 부인과 이혼한 뒤 방송 기자 출신인 산체스와 약혼했다. 이번 결혼식엔 스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킴 카다시안, 가수 믹 재거와 케이티 페리, 배우 에바 롱고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부부 등 약 200명의 유명 인사들이 초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