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소집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과 이란이 충돌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UN) 이란 대사. /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진행된 UN 안보리 회의에서 이란 측 대표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거짓 선동 하에 미국은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다”며 “이는 국제법과 안보리 결의,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한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미국 대표는 공습이 미국의 자위권 하에 이뤄졌음을 강조하며 반격에 나섰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UN 이란 대사는 이날 “미국 정치사에 또 하나의 오점이 기록됐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또한번 미국을 값비싸고 근거없는 전쟁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라고 수위 높은 공세를 이어갔다.

이라바니 대사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모든 주장은 근거나 법적 기반이 없으며 정치적 동기에서 나왔다”며 “이번주 이란 외무장관이 유럽 3개국과 접촉할 때 미국은 외교관계 파괴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은 국제법과 UN 헌장,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 안보리 결의(487·2331호), NPT(핵확산금지) 조약에 대한 위반”이라며 “이란의 균형적 대응의 시기, 성격, 규모는 우리 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 경고했다.

도로시 셰이 주UN 미국대사 대행은 지지 않고 반격했다. 그는 “미군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것은 이란의 핵농축 능력을 해체하고 이란이 가하는 핵 위협을 저지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세계적 불안정의 근원을 제거하고, 유엔헌장에 부합하는 집단 자위권의 고유한 권리 아래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지원하게 된 것”이라며 “이란은 사태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셰이 대사 대행은 “미국인이나 미군 기지에 대한 직간접적인 이란의 공격은 파괴적인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이란 국영 TV의 진행자는 미국의 공습 직후 “이제 역내 모든 미국 시민과 미군은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고 밝히며 보복 의사를 드러냈다.

또 이란은 미국을 향해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 다발의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