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될 나토(NATO·북대서양조합기구)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상과 회동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회의 불참 의사를 밝혀 트럼프와의 만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3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헤이그에서 임시로 개최되는 본 회의에서 트럼프는 아시아·태평양 4국 지도자와의 만남 의사를 밝혔다. 회의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닛케이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미국과 유럽 나토 회원국 간 안보 협력 확대 기회로 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사이버 공간과 우주 개발 등 각 분야에서 점점 더 큰 위협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연합을 형성해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나토 회원국인 IP4를 구성한다.
또한 국방비 지출 관련 논의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토 회원국들은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3.5%까지 상향, 위기 상황 인프라 구축 등에 필요한 비용을 더해 총 5%까지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국방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지난해 GDP의 2.8%인 약 66조원을 국방비로 지출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한국도 국방비를 GDP 5%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나토 회의 불참 의사를 밝히며 양측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2일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그간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해 왔으나 여러 가지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이틀째였던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중동 무력 충돌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해 회담이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