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미사일 방어 무기가 고갈되면서 미국이 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주변 해역에 미사일 요격 함정들을 추가로 배치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WSJ에 따르면 미국 해군 구축함 한 척이 동지중해에 도착했다. 이 함정은 이미 동지중해에 배치된 3척의 구축함, 홍해에 배치된 2척의 구축함과 함께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게 된다. 모두 SM-2, SM-3, SM-6 등 요격 미사일이 탑재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이스라엘에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의 지대공 요격미사일 재고를 보충한 바 있다. 미국이 해상 및 지상 요격 미사일을 증강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요격용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의 미 당국자는 WSJ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지속할 경우 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이 몇 주 안에 바닥날 것”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이스라엘은 미사일 낙하 직전에만 요격할 수 있어 방공망 전체의 효율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애로-3 고고도 요격 미사일이 소진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면서 “이스라엘이 이란 미사일 발사대 절반을 파괴해 이란의 미사일 위협이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애로-3는 지구 대기권 바깥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적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영공에 들어오기도 전에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 적 미사일을 격추하는 데 실패한 경우에는 다른 방공시스템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준다.
WSJ는 “만약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싸움이 계속될 경우 미국은 얼마나 많은 요격미사일을 사용해야 할지에 대해 힘든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중동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요격미사일들을 배치하면서 중국과 더 큰 충돌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배치한 물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