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지난 5월 영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합의한 내용 일부를 이행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로 영국산 자동차에 부과됐던 27.5%의 관세가 연간 10만대 한도 내에서 10%로 인하되며, 영국산 제트엔진 및 항공우주 부품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백악관에서 발표한 미·영 무역협정에서 영국이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워싱턴의 조건을 수용할 경우 일부 미국 국가안보 관세에서 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시행된 행정명령에는 양국 정상이 지난 5월 합의한 철강 관세 전면 철폐 내용은 빠졌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기술적·법률적 문제로 철강 관련 이행 협상이 지연되고 있으며, 조율은 빨라도 이달 말쯤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타결 전까지 영국산 철강에는 25% 관세가 계속 적용된다.

미국은 이번 관세 인하 조치의 대가로 영국 내 미국산 쇠고기, 에탄올, 공산품에 대한 시장 접근을 확대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캐나다 G7 정상회의 기간 중 짧은 회동을 통해 해당 무역협정을 직접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거래였고, 많은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와 같은 협정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 역시 “양국 모두에게 아주 좋은 날이며, 진정한 강력한 동맹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9일 미국 무역 상대국 전방위에 상호관세를 부과한 뒤 90일 유예를 선언한 이후, 공식 문서로 체결된 무역협정은 현재 영국과의 협정이 유일하다.

미국 재무·무역·상무 부처 고위급 인사들은 그동안 중국과 두 차례(각 6일), 일본과 여러 차례, EU와 수차례 회담을 가졌으나 공식 협정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지난 일요일에는 미·일 장관급 회담이 70분간 진행되기도 했지만 역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