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이 사흘 째에 접어든 가운데 양측의 공습이 심야 뿐 아니라 대낮까지 이어지며 도시 중심지와 핵심 시설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양국은 주요 군사시설을 넘어 공항, 외무부 청사, 에너지 인프라 등을 공격하며 충돌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이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오 무렵 테헤란 도심 발리에아스르 광장 인근에서 폭발음이 울렸고, 오후 3시 30분쯤 테헤란 북부 지역에서도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 테헤란 경찰청과 정보부 관련 건물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공격받았으며, 인명피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약 1시간 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란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아슈켈론, 하이파 등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해 피해는 없다고 밝혔지만, 이란이 대낮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녁에도 충돌은 이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을 향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으며, 국영방송을 통해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중요 시설 주변에 가지 말 것을 경고했다. AFP와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지에서 폭발음과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스라엘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 마슈하드 공항을 공격했으며, “이번 작전은 현 공세 시작 이후 최장거리 타격”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이란 서부의 미사일 관련 시설 수십 곳을 목표로 한 일련의 공습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외무부 건물도 피해를 입었다. 사이드 카티브자데 외무차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민간인과 외교관을 포함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하며 “이스라엘이 외무부를 고의로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양국 간 공습이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 구호 당국은 사흘간의 공격으로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38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란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22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인권단체를 인용한 AP통신은 이란 내 사망자가 406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스라엘 남부 바트얌 공습으로 자국민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중엔 어린이 3명이 포함돼 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이스라엘의 테헤란 공습으로 혁명수비대 정보 책임자 모하마드 카제미와 부관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의 공격은 에너지 인프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14일 저녁, 이란 남부 사우스파르스 14광구의 천연가스 정제공장이 이스라엘 드론에 의해 폭발했으며, 수도 인근 샤흐런 정유단지의 석유 저장소 2곳도 불에 탔다. 같은 날 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 하이파 정유공장 송유관과 송전선도 피해를 입었고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민간 지역과 핵심 기반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확대되면서, 양측 모두 추가 보복을 예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