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예정된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 주최 측은 이날 미국 전체 50개 주(州)와 해외 각지의 약 2000여 곳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이 시위는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로스앤젤레스(LA) 시위가 벌어지기 전부터 계획됐지만, LA 시위 이후 규모가 더 커졌다.
시위는 필라델피아,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애틀랜타,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대도시는 물론, ‘공화당 텃밭’인 오하이오주 등에서도 진행됐다. 경찰은 미국 독립의 상징인 필라델피아에서는 약 1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이자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뉴욕시에서는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경찰 추산 약 5만명이 시위에 참석해 트럼프 비판 구호를 외쳤다. 미네소타주에서는 이날 새벽 주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과 배우자가 정치적 동기를 가진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 전역에서 시위가 취소됐다.
대부분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 지역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도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는 시위가 공식 종료된 뒤 경찰 저지선을 넘어서려는 일부 시위자들을 향해 경찰이 최루액을 분사해 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