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이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3위 철강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 합의’ 준수를 전제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4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가 제시한 ‘국가 안보 합의’ 내용을 준수하는 한 US스틸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국가 안보 합의에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이익이 침해 판단 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인 이른바 ‘황금주’(golden share)를 갖는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금주 부여 방식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협상과 관련해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51%의 소유권은 미국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일본제철은 인수 추진 약 1년 6개월 만에 US스틸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을 15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철강 노조 등이 반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차례로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올해 1월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인수 중단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인수 계획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일본제철이 최대 40억 달러 규모의 새 제철소 건설을 포함해 총 14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제시한 게 반전의 계기가 됐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로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3위 철강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2023년 조강 생산량 기준 일본제철은 4366만t으로 US스틸의 1575만t을 더할 경우 중국 안스틸(5589만t)을 제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1901년 창업한 US스틸은 미국을 대표하는 철강기업으로 통했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등이 여러 철강회사를 합병해 출범했다. 1960년대까지 세계 최대 철강사로 꼽혔으나 일본과 유럽의 공세에 시달렸다.